‘다 막는 방패’와 ‘다 뚫는 창’이 만날 때…홍정호-주민규, 전주성 혈투 기대해

입력 2021-12-0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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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홍정호(왼쪽), 제주 주민규. 스포츠동아DB,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뭐든 다 막아내는 방패와 뭐든 다 뚫는 창이 충돌하면 어떻게 될까. 올 시즌 K리그1(1부) 최종전에서 흥미진진한 승부가 펼쳐진다. 전북 현대 베테랑 중앙수비수 홍정호(32)와 제주 유나이티드 토종 골잡이 주민규(31)가 운명의 90분을 앞두고 있다.

전북과 제주는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38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각자의 목표는 분명하다. 37라운드까지 승점 73을 쌓은 선두 전북은 사상 첫 리그 5연패와 함께 통산 9번째 정상을 노린다. 승점 54의 4위 제주는 3위를 확보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출전할 수 있기를 원한다.

나란히 15골씩 뽑은 일류첸코(러시아)와 구스타보(브라질)를 공격 선봉에 세운 전북은 69골로 올 시즌 최다득점을 기록 중이지만, 탄탄한 방패도 인상적이다. 37실점에 그친 ‘짠물수비’는 선두권 질주의 원동력이었다. 그 중심에 홍정호가 있다. 탁월한 위치선정과 위험 상황을 사전에 감지하는 능력, 안정적 볼 키핑으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어왔다. 특히 9월 10일 울산 현대와 라이벌전에서 골에 가까운 이동준의 헤더를 끝까지 달려가 걷어내며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게다가 홍정호는 남다른 공격 센스와 탁월한 빌드업 감각으로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9월 5일 FC서울과 원정경기에선 3-3으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11월 28일 대구FC와 원정에선 후반 초반 결승골을 꽂았다.

이런 홍정호를 뚫는 역할을 주민규가 해내야 한다. 지난달 27일 수원FC와 37라운드 홈경기에선 후반 45분 정우재의 크로스를 헤더 골로 마무리해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22호이자, 역대 12번째 K리그 개인통산 100호 골을 신고한 그는 2016년 광주FC 정조국(현 제주 코치) 이후 5년만의 토종 득점왕 탄생도 예약해뒀다.

‘K리그 최고의 득점기계’라는 타이틀 획득이 유력해지면서 마음의 부담을 던 주민규는 전북의 뒷문을 과감히 노려볼 참이다. 두 팀이 시즌 상대전적 3무로 팽팽한 가운데, 그는 10월 24일 전북과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뽑아 2-2 무승부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홍정호와 주민규는 2021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 수상을 놓고도 경쟁한다. 최종전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보여줄 이가 7일 열릴 시상식에서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홍정호는 “실력으로 우승의 자격을 증명하겠다”고, 주민규는 “득점왕 등극과 함께 ACL 출전권을 손에 넣고 싶다”고 다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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