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오리지널 ‘해피니스’(연출 안길호 극본 한상운)가 유의미한 종영을 맞았다.
‘해피니스’가 11일 호평 속에 종영했다. 모두의 일상을 무너뜨린 감염병 사태는 끝이 났다. 윤새봄(한효주 분), 정이현(박형식 분)은 위기를 버텨내고 행복한 ‘오늘’을 함께 마주했다. 평범한 일상을 되찾은 두 사람의 가슴 벅찬 해피엔딩과 함께 오늘의 소중함을 일깨운 ‘해피니스’는 마지막까지 진한 여운을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위기 속에서 변해가는 사람들의 심리를 사실적이고 디테일하게 짚어낸 안길호 감독과 한상운 작가는 스릴러 장르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 여기에 뉴노멀 도시 스릴러를 완성한 배우들의 열연에도 호평이 이어졌다.
시청률 역시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수도권 기준 평균 4.4% 최고 5.4%, 전국 가구 기준 평균 4.2% 최고 4.9%로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에서도 수도권 기준 평균 2.5% 최고 3.2%, 전국 기준 평균 2.6% 최고 3.1%를 각각 기록했다. (케이블, 위성 등 유료플랫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화제성 분석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12월 1주 차 화제성 지수(11월 29일부터 12월 5일까지)에서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포함한 전체 드라마 부문 2위를 기록했다. 콘텐츠 영향력 지수(CPI Powered by RACOI)에서도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 드라마’ 2위를 차지하며 그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트위터가 지난 10일 발표한 화제의 키워드 결산 ‘2021 #OnlyOnTwitter(#온리온트위터)’에서도 2021 화제의 드라마 2위에 오르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해피니스’는 다양한 인간 군상이 모여 사는 아파트가 원인 불명의 감염병으로 봉쇄되면서 벌어지는 혼란과 공포, 생존을 위한 사투를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특히 신종 감염병으로 일상이 무너지기 시작한 사람들의 혼란은 팬데믹을 경험한 현시대와 맞물리며 현실적 공포를 자아냈다. 평범한 일상으로의 회복이 간절한 지금, 다시 오지 않을 ‘해피니스’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모습은 공감 이상의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이에 ‘행복’이라고 믿었던 가치가 사라지는 혼란 속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했던 ‘해피니스’가 남긴 것을 제작진이 짚었다.
● 어제와 다른 오늘을 마주한 사람들, 시대 투영한 현재진행형 공포 ‘현실 공감’
감염병 사태로 달라진 오늘, 무너진 일상 속에서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해피니스’는 시작부터 결이 달랐다. ‘해피니스’가 이토록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이유에는 지독히 현실적인 세계관에 있다. ‘광인병’ 자체보다 이로 인해 변해가는 사람들의 이면을 통해 현실을 조명, 장르물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 시각적 공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도 숨 막히는 서스펜스를 자아낸 결정적 차별점도 현실성에 있었다. 두려움은 이기적 생존본능으로 이어졌고, 도덕적 딜레마와 죄책감은 실종되어 갔다. ‘해피니스’는 감염병보다 무서운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짚어냈다. 그러나 절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인간애가 상실해 가는 씁쓸한 현실에서 희망이 되어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생존을 위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마주한 인간군상의 여러 민낯은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는 물음을 던졌다. 무엇보다 인물에 집중하고 심리적인 요소를 강조한 안길호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과 한상운 작가의 밀도 높은 대본이 진가를 발하며 뉴노멀 도시 스릴러의 진수를 선보였다.
● 생존의 선택에서 마주한 인간 군상의 민낯! 이기심이 불러온 참극 ‘광인병 보다 잔혹’
‘해피니스’는 사실적 공포를 위해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일상적인 공간인 ‘아파트’를 주 무대로 택했다. 봉쇄된 아파트에서 마주한 현실은 ‘광인병’보다 잔혹했다. 한 아파트에서 존재하는 계층 간 차별은 씁쓸했고, 감염병이 싹 틔운 ‘두려움’은 의심과 경계로 이어졌다. 이기적 생존본능은 감염병보다 무서운 현실을 만들었다. 타인의 고통에 무감해지고, 다수를 위해 소수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집단적 광기는 ‘광인병’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위기를 틈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 이들은 결국 참극을 불러왔다. 위기를 핑계로 범죄를 묵인하고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린 사람들. 감염병이 불러온 인간군상의 여러 민낯은 충격 그 이상의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감염병 사태에 휩쓸려 변해가는 101동 주민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이준혁, 백현진, 박형수, 배해선 등 배우들의 열연은 완성도에 방점을 찍으며 몰입도를 높였다.
● 일상 되찾기 위한 사투! 인간적 딜레마 풀어낸 한효주·박형식·조우진 열연
한효주, 박형식, 조우진의 열연은 ‘해피니스’ 세계관에 몰입과 설득력을 높인 원동력이었다. 위험을 피하기보다 소중한 일상을 지키기로 선택한 윤새봄과 정이현. 공공선을 지키고자 솔선수범하는 두 사람의 존재는 끝이 보이지 않는 감염병 사태와 답답한 현실에 통쾌함을 주는 희망과도 같았다.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도 미소 짓게 만드는 윤새봄, 정이현의 특별한 관계성을 완벽하게 그려낸 한효주와 박형식의 시너지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일깨운 두 사람의 해피엔딩은 꽉 찬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태석의 지독하리만치 위태로운 사투는 설명하기 어려운 양가의 감정을 불러왔다. 감염된 아내를 살려야 하는 간절함, 자기 살 궁리만 하는 이기적이고 비인간적인 고위층의 이중성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하는 분노, 감염병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잔인한 선택도 할 수밖에 없는 한태석. 그의 딜레마를 깊이 있게 녹여낸 조우진의 열연에도 호평이 쏟아졌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