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영 “나랑 해야 뜬다던 남편, 진짜 들어맞아” [인터뷰]

입력 2021-12-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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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결혼은 미친 짓이야’로 돌아온 개그우먼 권진영

직장인 남편과의 일상 처음 공개
주위서 ‘오 서방 재미있다’ 극찬
왜 진작 출연하지 않았나 후회해
내년 데뷔 20주년 앞두고 큰선물
계속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
내년 새드라마 ‘청와대…’ 출연

개그우먼 권진영(42)이 “든든한 개그 파트너”를 만났다. 남편 오성욱(38)씨다. 권진영은 지난달 4일 방송을 시작한 iHQ 예능프로그램 ‘결혼은 미친 짓이야’(결미야)에 남편과 고정 출연하고 있다. 2016년 3월 결혼한 후 6년 만에 남편과 함께 대중 앞에 서기는 처음이다.

방송 한지 한 달여 시간이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난 권진영은 “왜 진작 출연하지 않았나 후회할 정도로 재미있다”고 말했다. ‘오 서방’이라 불리며 특유의 순한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남편 오 씨 덕분이다. 현재 IT회사에 재직 중인 남편이 “혹여나 마음고생이라도 할까 싶은 걱정”도 진작 싹 사라졌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 “남편이 ‘스타’ 됐다고 좋아해요.”

그동안 예능 소재 예능프로그램 제작진들의 러브콜은 계속 받아왔지만 모두 거절했다. 권진영은 “양가 부모님께서 방송 동반 출연을 좋아하지 않으셨다”면서 “남편이 방송의 재미를 알고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할까 봐 겁나기도 했다”고 돌이켰다.


-요즘 ‘오 서방’의 반응은?

“회사 직원들 사이에서 스타가 됐어요. 남편이 집에서 잘 씻지도 않고, 러닝셔츠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일상을 다 보이면 회사에서 흉잡히지는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런데 웬걸, 요즘엔 오히려 동료들이 아이디어를 짜주고 있대요. 얼마 전에는 점심시간에 밥을 먹으러 간 식당 직원분이 ‘오 서방이잖아!’하면서 알아봐 줘서 어깨가 으쓱했다나요? 하하하!”


-시청자의 좋은 반응은 예상했나.

“남편이 결혼 전부터 독특하긴 했어요. 2015년 초 소개팅으로 만난 남편은 제 이상형과 거리가 먼데도 자꾸 궁금하더라고요. 함께 있으면 지루하지 않은 사람이었어요. 당황하는 표정도 참 귀여웠고요. 살아보니 혼자 보기엔 아까울 정도로 코믹한 캐릭터인 거예요. 그런 점이 예능프로그램에서 잘 표현이 될 것 같다는 감은 있었어요.”


-그동안 거절하다 새삼 출연한 이유는?

“주변에서 ‘남편의 사랑스러운 매력을 드러낼 기회는 지금뿐’이라는 조언에 마음을 움직였어요. 최양락·팽현숙 부부, 송은이·신봉선 등 개그맨 선후배가 함께 나오니 마음이 더 편하기도 했고요. 처음엔 탐탁지 않아 하던 시부모님도 지금은 좋아하세요. 시아버님께서는 ‘너희 요즘 엄청 재미있더라!’하면서 칭찬해주시기도 했죠.”





● “데뷔 20주년 앞두고 선물 받은 기분”
권진영·오성욱 부부는 ‘결미야’를 “새로운 시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상을 공개해 시청자의 사랑을 받게 됐고, “서로의 단점을 고치는 계기”도 맞았기 때문이다.


-남편의 ‘끼’가 엄청난데.

“이러다가 개그맨으로 데뷔하는 거 아닌지 몰라. 절친한 친구인 배우 유인영이나 김영철, 심진화, 김원효 등 개그맨 동료들도 ‘오 서방 재미있다’고 말해요. 혹시나 해서 사전에 방송에 출연해도 회사를 그만두지 않겠다는 각서를 받아놓기를 잘했죠. 회사 열심히 다녀야 한다고 독려(?)하고 있어요.”


-방송 이후 부부의 변화도 생겼나.

“우리의 일상을 객관적으로 본 적은 처음이에요. 제가 이렇게 잔소리를 많이 하는지 몰랐어요. 남편도 ‘내가 대답은 잘하는데 말을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는 것 같다’며 반성하더라고요. 방송을 보고 느낀 자신의 단점들을 고쳐가고 있어요. 부부 사이가 더 돈독해지고, 진짜 ‘한 팀’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든든해요.”


-내년이 데뷔 20주년이다.

“그래서 더욱 ‘결미야’가 좋은 선물처럼 느껴져요. 그동안 박준형, 김다래, 임혁필 등 파트너들과 개그를 해오다 한동안 파트너를 만나지 못했어요. 그럴 때마다 남편이 옆에서 ‘나랑 해야 뜬다’고 장난스레 말했는데, 그게 진짜였어요. 앞으로도 2% 부족해도 밉지 않은, 푸근한 부부의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어요.”


-내년 계획은?

“내년 공개될 새 드라마 ‘청와대 사람들’ 촬영을 마쳤어요. 무대도 그립죠. 지난해 박미선 선배 등과 ‘여탕쇼’라는 개그쇼를 선보이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못 했어요. 내년에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준비하고 싶어요.”

-부부로서 계획도 있나.

“임신하기 위해 시험관 시술 등 각종 노력을 해왔는데 내년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건강하게 임신이 되면 행복하겠고,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오 서방과 오순도순 즐겁게 살 거예요. 시청자들이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느끼면서 활력도 얻고, 즐거워해 주신다면 그뿐이에요.”




● 권진영은…

▲1979년 1월10일생 ▲2002년 KBS 1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2003년 KBS 2TV 개그콘서트의 ‘우비 삼남매’ 코너 인기·KBS 연예대상 신인상 수상 ▲2008년 SBS 드라마 ‘불한당’ ▲2012년 EBS 라디오 ‘고전읽기’ DJ ▲2022년 드라마 ‘청와대 사람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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