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을까’에서 ‘하길 잘했다’까지 4년, NC 박준영의 자기확신 [SD 인터뷰]

입력 2022-01-21 15: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NC 박준영. 사진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아마추어 무대를 호령하던 시절, 투수와 유격수로 모두 1차지명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실적으로 ‘투타겸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구단은 선수에게 선택권을 줬다. 선수의 판단은 마운드. 데뷔 첫해부터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부상이 겹치면서 다시 배트를 쥐기 시작했다. ‘할 수 있을까’란 의구심이 ‘하길 잘했다’는 확신으로 바뀌기까지 4년. 박준영(25)은 여전히 NC 다이노스의 핵심 유망주다.

박준영은 지난해 111경기에서 타율 0.209, 8홈런, 3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38을 기록했다.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지만 1군에서 처음으로 확실한 발자취를 남겼다는 의미는 충분했다. 특히 전반기 막판 박민우, 박석민 등 주축선수들이 음주파동을 일으킨 뒤 갑자기 어깨가 무거워진 상황에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다했다.

최근 만난 박준영은 “나름대로 ‘기준’이 생긴 채 시즌이 끝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진 막연하게 ‘내년엔 꼭 1군에 올라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지난해 성적이 어느 정도 기준점이 됐다. 좋았던 점보다는 안 좋았던 점을 고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NC 박준영. 스포츠동아DB


박준영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한방’이다. 리그 전체에서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가능성을 보이는 자원이 많지 않은데, 여기에 콘택트보다 장타에 강점이 있는 선수는 더욱 드물다. 수비력도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스스로도 3루수와 유격수로 경기에 나서봤기 때문에, 이제는 ‘3루수가 조금 더 편하다’는 판단을 얘기할 수 있게 됐다. 서두를 이유는 없다. 2017년 야수 전향을 선언한 뒤 곧장 군에 입대해 사실상 2020년부터 야수 훈련을 받기 시작했으니 발전속도는 빠른 편이다.

2022년은 박준영에게 홀로서기의 해다. 정신적 지주였던 두 존재가 올해 NC에 없다. 나성범(33·KIA 타이거즈)과 손시헌 코치(42)다. 나성범은 박준영을 가장 예뻐하던 선배다. 연세대 시절 150㎞대 속구를 던지던 좌완은 NC 입단 후 타자로 전향했다.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노하우, 또 어려움을 알기 때문에 박준영을 유독 데리고 다니며 이것저것 알려줬다.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NC를 떠나게 됐지만, 박준영에게는 여전히 응원과 덕담만 남긴다고. 손 코치는 지난해 12월 미국 연수를 떠났다. ‘내야수 박준영’의 롤 모델이다. 손 코치의 상징과 같은 등번호 13번을 달라고 요청한 것도 박준영이었다.

“(나)성범이 형에게 ‘안 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지만, 내가 그런다고 안 가는 건 아니지 않나(웃음). 같이 붙어 다니며 밥 먹고 운동했던 형이 이제는 없다. 정말 많이 배웠는데…, 심심할 것 같다. 손 코치님도 마찬가지다. 출국하시기 전에 인사드렸는데 ‘잘 좀 해라’라고 하셨다. 이제 진짜 내가 잘할 일만 남은 것 같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