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넘어 모든 걸 거머쥔 서울…슈퍼매치에서 지워진 수원 [현장리포트]

입력 2022-04-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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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리그

K리그1(1부) FC서울과 수원 삼성의 대결은 한때 국제축구연맹(FIFA)도 인정한 라이벌전이자, 구름관중을 몰고 다닌 흥행 보증수표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기류가 달라졌다. 위축된 환경, 투자 축소에 스타들이 떠나면서 차갑게 식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두 팀은 더욱 움츠러들었고, 자랑스럽던 ‘슈퍼매치’ 대신 ‘슬퍼매치’란 수식어가 붙었다.

그래도 올 시즌 첫 만남이자, K리그 통산 96번째 승부는 달랐다. 봄기운이 완연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두 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9라운드 맞대결은 몹시도 뜨거웠다. 8라운드까지 서울은 10위, 수원은 11위에 불과했지만 전통의 라이벌전에 대한 관심은 피치를 휘감은 함성에서 고스란히 전해졌다.

공식 관중은 1만4625명. 시즌 최다이자, 코로나19 시대 최다였다. 2020년 팬데믹 시작 이후 K리그 최다관중은 전북 현대의 리그 5연패가 확정된 지난해 12월 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 때의 1만3902명이었다.

그 속에서 홈팀이 웃었다. 일진일퇴의 공방,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치열하게 부딪힌 가운데 서울이 결실을 맺었다. 후반 34분 조영욱의 패스를 받은 팔로세비치(세르비아)의 시즌 첫 골로 기선을 제압한 서울은 후반 종료 직전 나상호의 페널티킥 추가골(시즌 4호 )로 2-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서울은 7경기 무승(4무3패)에 마침표를 찍고 반전의 기틀을 마련했다.

사진제공 | K리그


결전을 앞둔 사령탑들은 책임감을 얘기했다. “슈퍼매치의 부정적 이미지를 안다. 예전과 같진 않아도 점차 나아져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던 박건하 수원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무장을 주문했고, 안익수 서울 감독은 “재미와 스토리를 주는 경기로 큰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며 필승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한동안 흐름은 답답했다. 6경기 무승(4무2패)의 사슬을 끊으려던 수원의 몸부림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다양한 루트의 볼 배급과 적극적인 공간 창출을 시도한 서울의 기운이 더 강했고, 결국 모든 것을 얻었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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