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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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토트넘에 초비상이 걸렸다.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위 경쟁에서 ‘앙숙’ 아스널에게 밀려난 탓이다. EPL에서 4위는 특별하다. 다음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이 걸린 마지노선으로 토트넘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현 시점에서 UCL 티켓은 우승 못잖은 가치”라고 의미를 부여해왔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EPL 3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브렌트포드와 0-0으로 비겼다. EPL 역대 최다 합작 골(40회)을 기록해온 손흥민과 해리 케인은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나란히 침묵했고 토트넘은 18승4무11패, 승점 58로 리그 5위로 내려앉았다.

토트넘에게 부담이 큰 원정이었다.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먼저 킥오프된 경기에서 아스널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3-1로 격침시켜 승점 60(19승3무11패)을 수확, 5위에서 4위로 치고 올랐기 때문이다. 골 득실에 여유 있는 토트넘은 브렌트포드를 넘어서야 승점 동률을 이룬 채 4위를 수성할 수 있었지만 최악의 90분을 보냈다.

브렌트포드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완벽한 경기 조율에 토트넘은 고개를 숙였다. 볼 점유율만 56대44(%)로 살짝 앞섰을 뿐, 유효 슛 0회의 빈공에 그친 것이 아쉬웠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16골(180경기)을 합작한 에릭센은 옛 동료들을 훤히 꿰고 있다.

얼마 전까지 토트넘의 4위권 진입이 유력했으나 판은 뒤집어졌다. 아스널의 최근 기세가 대단하다. 지난 주 첼시(원정)~맨유(홈)를 내리 격파해 승점 6을 싹쓸이한 반면, 토트넘은 브라이턴에게 0-1로 패한 뒤 브렌트포드 원정에서도 무득점 무승부로 넉넉했던 여유가 완전히 지워진 채 순위 역전마저 허용했다.

앞으로의 일정도 첩첩산중이다. 토트넘은 레스터시티(홈)~리버풀(원정)~아스널(홈)~번리(홈)~노리치시티(원정)와 맞서고, 아스널은 웨스트햄(원정)~리즈(홈)~토트넘(원정)~뉴캐슬(원정)~에버턴(홈)과 대결한다. 다음달 13일 안방 ‘북런던 더비’는 차치해도 맨체스터시티와 우승 다툼 중인 리버풀 원정, 강등권 사투를 벌이는 번리·노리치와의 승부가 남은 토트넘이 불리해 보인다. 아스널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했던 2연전을 놓친 것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