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치락뒤치락’ SSG 한유섬vs롯데 한동희, 뜨거울수록 반가운 경쟁

입력 2022-04-27 1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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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한유섬(왼쪽), 롯데 한동희. 스포츠동아DB

타율, OPS(출루율+장타율) 순위가 요동친다. 매 경기, 매 타석 엎치락뒤치락한다. 그런데 여러 선수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양강 구도다. 현재 KBO리그에선 한유섬(33·SSG 랜더스)과 한동희(23·롯데 자이언츠)가 가장 뜨겁다.

타율은 변동이 잦다. 한유섬은 2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까지 19경기에서 타율 0.412로 1위였다. 하지만 24일 한동희가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타수 3안타를 기록해 순위가 바뀌었다. 같은 날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한 한유섬은 단 9리차로 2위가 됐다. 팽팽히 맞선 이들 2명은 26일 사직 SSG-롯데전에서 만났다. 나란히 4타수 2안타로 맞붙을 놓았다. 이제 격차는 불과 8리다.

타율뿐이 아니다. 한유섬, 한동희는 KBO 시상 기록 기준으로 8개 중 6개 부문에서 선두를 나눠 가졌다. 시상 제외 기록까지 포함하면 15개 중 9개 부문이 이들 2명의 몫이다.

홈런 부문에선 한동희(6개)가 앞서고, 타점과 득점 부문은 한유섬(25타점·16득점)의 차지다. 한유섬은 한동희보다 홈런을 적게 쳤지만, 2루타(12개·1위) 생산 능력이 인상적이다. 출루율과 장타율 부문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OPS로는 출루율이 더 높은 한유섬(1.214)이 한동희(1.208)를 근소하게 앞선다.

양팀에도 반가운 경쟁이다. 지금 흐름이면 SSG는 모범 사례를 만들 듯하다. SSG는 지난해 12월 한유섬과 5년 최대 60억 원(연봉 총액 56억+옵션 4억)에 다년계약을 맺었다. 당초 한유섬은 2023년이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지만, 그의 가치를 알고 있던 SSG가 재빨리 움직였다. SSG는 한유섬뿐 아니라 문승원, 박종훈과도 다년계약을 맺었다. 그동안 흔히 볼 수 없는 계약 형태였지만, 한유섬이 계약 첫해 모범 사례로 거듭나면 시장 분위기도 달라질지 모른다.

한동희의 활약도 범상치 않다. 롯데로선 1차지명(2018년)으로 품은 유망주가 터지기 시작해 더욱 반갑다. 지난 2년간은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치며 잠재력을 드러냈는데, 올 시즌에는 커리어 하이 페이스다. 단순 계산으로도 43홈런, 122타점을 달성할 기세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기술적으로도 성장했지만, 타석에서 전략을 잘 짠다. 노리는 공이 오면 놓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대호(40)의 은퇴를 앞둔 시점이기에 더 반갑다. 한동희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이대호를 롤 모델로 꼽아왔다.

이대호는 “제2의 이대호가 아닌 제1의 한동희가 되면 더 좋겠다”고 바랐다. 한동희는 올해 프로 5년차다. 4~5년차부터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타자로 거듭난 이대호와 닮아가고 있다. ‘라스트 댄스’를 추는 이대호와 롯데에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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