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지 눈물의 인터뷰…“팬 이야기만 들어도 너무 감사해 눈물이 난다”

입력 2022-06-27 14: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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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8년 10월 인천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을 통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통산 3승을 수확한 전인지(당시 24)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 2승(2015년 US여자오픈·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을 모두 메이저 챔피언으로 장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2년 넘게 우승 공백이 길어지면서 갖은 인터넷 악플과 루머에 시달린 탓이었다.


그 눈물 이후 또다시 찾아온 깊은 슬럼프. 2020년 초에는 골프를 그만둘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렇게 또 시간은 흘렀고, 마침내 3년 8개월 만에 다시 우승이 찾아왔다.


전인지(28)가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세즈다의 콩그레셔널 컨트리클럽(파72)에서 끝난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116억1000만 원)에서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를 기록하며 통산 4승을 달성했다. 3년 8개월 만에 메이저 대회를 통해 다시 정상에 선 그는 또 한번 눈물을 쏟았다. 우승 직후 LPGA 투어와 진행한 공식 인터뷰를 정리했다.


-경기 중에 많은 일들이 있었고, 결국 우승했다.


“전반에 내 생각만큼 경기가 풀리지 않아서 답답하기도 했고, 많은 생각들이 머리에 오간 것 같다. 지난 4년 가까이 우승이 없었기 때문에 나를 끝까지 믿고 응원해 주신 팬분들, 스폰서분들에게 우승으로 보답하고 싶었다. 그런 생각들이 너무 강하게 있다보니 압박이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후반에는 나를 믿고 과정을 즐겨보자고 생각하고 플레이했던 것이 우승까지 이어졌다. 끝까지 나를 포기 않고 믿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18번 홀에서 한 타차 선두였는데, 한 홀을 남겨두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사실 경기 시작하기 전에 스코어를 생각하지 말자는 게 목표 중 하나였는데, 어쩔 수 없이 자꾸 스코어가 머릿속을 스쳐갔다. 17번 홀에서는 이민지 선수가 잘 끝내 놓은 것을 확인했고, 마지막 홀이 어렵기 때문에 톰슨에게도 기회가 있을 수 있고, 나도 타수를 잃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그래서 마지막 홀 티샷을 앞두고 ‘나도 사람이니까 불안한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하지. 그래도 반응하지 말고 그냥 내가 가고자 하는 목표만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티샷을 했다. 세컨 샷이 디봇이라 라이가 어렵긴 했는데 그 샷 이후에도 ‘아직 퍼팅에서 기회가 남았으니까’ 이런 마음으로 다음 샷, 해야 할 것들에 집중했었던 것 같다.”

전인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LPGA 통산 4승 중 메이저만 3승이다. 엄청난 기록이다.

“항상 메이저 코스에 오면 너무 관리가 잘 돼 있고, 많은 분들이 노력을 쏟는 골프장이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플레이하면서 쉽지 않고 도전정신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이 골프를 하면서 나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하고, 한 샷 한 샷 도전하면서 플레이하게 되고,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메이저 대회니까 조금 더 많은 집중력을 발휘해서 조금 더 열심히 준비해보려고 하는 팀원들의 노력도 당연히 우승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그렇다고 다른 대회들을 허투루 플레이하지는 않았다. 어쨌든 메이저 3승을 했으니 나에게 또 다른 목표가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계속 이루고자 하는 것, 내 앞에 놓여진 새로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싶다.”


-이곳을 찾아주신 팬클럽도 있고, 전 세계에 많은 팬들이 있다. 그 분들에게 뭐라고 얘기해 주고 싶은가?

“(울먹거리면서) 팬 얘기만 들어도 눈물이 날 것 같다. 사실 나도 심적으로 힘들다보니까 원래 굉장히 팬들하고 더 많은 소통도 할 수 있었는데, 응원조차도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너무 감사해야 하는 건데…. 내가 많이 부족했는데도 끝까지 포기 안 하고 응원해 주시는 우리 ‘플라잉 덤보’ 팬 카페 여러분들, 수많은 팬들 덕분에 내가 이렇게 카메라 앞에서 감사드린다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너무 감사하다.”


-18번 마지막 퍼팅을 하고 눈물을 보였던 것 같은데, 어떤 감정이었나?

“그냥 ‘해냈다’라는 생각, ‘끝냈다’라는 생각 때문에…. 솔직히 안 울려고 했었다. 전 대회에서 너무 많이 울어서 이번 대회도 울면 너무 울보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 자꾸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눈물이 많아지는 것 같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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