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큰일 났다, 9위 시즌과 비슷한 전반기 페이스 어떻게 봐야 하나

입력 2022-07-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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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시즌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한 암흑기를 딛고 지난해 포스트시즌(PS)을 경험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KS) 무대를 밟으며 4년 연속(2011~2014년) 통합우승과 5년 연속(2011~2015년)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던 왕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잠시 실망했던 팬들은 다시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삼성은 강력한 5강 후보였다. 개막에 앞서 스포츠동아가 해설위원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모두가 삼성의 PS 진출을 의심하지 않았다. 탄탄한 선발진과 강력한 타선, 두꺼운 뎁스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시작부터 주축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로 빨간불이 켜졌고, 전반기 내내 완전체 전력을 구축하는 데 애를 먹었다. 지금은 구자욱, 김상수, 김지찬, 김동엽, 강한울 등이 모두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한 상태다.

그러다보니 7월 9경기에선 단 1승도 거두지 못했고, 6차례나 역전패를 당했다. 7회까지 앞선 상황에서 3전패, 5회까지 앞선 상황에서 5전패로 무너지면서 선수들의 사기도 크게 꺾였다. 8회까지 3-2로 앞서다 9회말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연속타자 홈런을 맞아 10연패에 빠진 12일 수원 KT 위즈전은 최근 삼성의 침체된 분위기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한판이었다.

13일까지 삼성의 성적은 35승49패(승률 0.417)에 불과하다. 이날 수원 KT전이 우천 취소돼 전반기 남은 경기는 14일 1게임에 불과하다. 지금의 페이스는 9위의 불명예로 시즌을 마친 2016, 2017년과 비슷하다. 삼성은 2016년 34승48패(0.414), 2017년 34승3무51패(0.400)로 전반기를 마쳤다.

그러나 그 때와 지금은 팀 구성 자체가 다르다. 2016년 삼성은 외국인선수의 덕을 전혀 보지 못했다. 타자 아롬 발디리스는 44경기에서 타율 0.266, 8홈런, 33타점에 그쳤고, 투수 콜린 벨레스터와 앨런 웹스터, 아놀드 레온, 요한 플란데의 4명이 합작한 승수는 고작 6승(14패)에 불과했다. 2017년에도 벤 페트릭(5승13패)과 앤서니 레나도(2승3패)의 두 외국인투수가 남긴 기록은 처참했다.

반면 올해는 데이비드 뷰캐넌-앨버트 수아레즈의 원투펀치와 호세 피렐라의 외국인선수 진용이 막강했다. 국내 선수층도 박해민(LG 트윈스)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이적했지만 기존 자원들이 탄탄하기에 큰 전력약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주축야수들의 부상과 마운드의 붕괴로 플랜이 완전히 빗나갔다. 지난해 14승을 거둔 백정현(0승10패)의 몰락과 불펜의 기복이 팀의 강점을 순식간에 지워버렸다.

올해는 외국인선수들의 도움을 받고도 성적이 나오지 않고 있기에 더욱 우려가 크다. 올스타 휴식기를 통한 재정비가 시급하다. 탈출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역대급 추락’을 피할 수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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