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선언’ 임시완 “백지 위에 나만의 테러범 그렸죠”

입력 2022-08-09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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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상선언’에서 악역을 연기한 배우 임시완은 “당위성이 전혀 없는 테러리스트 캐릭터가 오히려 자유롭게 느껴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비상선언’에서 생애 첫 악역 소화한 임시완

당위성 전무하니 자유롭게 연기
송강호선배의 칭찬에 큰 자신감
강한 캐릭터 맡겨준 감독님 감사
배우 10년차…만족도 9점 이상
“눈빛이 돌았다고요? 평상시에는 안 그래요!”

영화 ‘비상선언’으로 ‘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얻은 배우 임시완(34)이 쏟아지는 칭찬에 기분 좋게 웃었다. 극중 목적도 이유도 없이 최악의 생화학 항공 테러를 일으키는 사이코패스 테러리스트 진석을 연기한 그는 “아무 것도 없는 백지 위에 나만의 캐릭터를 그려갔다”며 생애 첫 악역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 낸 비결을 말했다.

개봉 6일째인 8일 화상으로 만난 임시완은 “개봉 전까지는 스포일러 때문에 역할에 대해 맘 편히 말할 수 없었는데 이제야 시원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부산대학교 기계공학과 출신인 그는 “공대생의 ‘이과적 마인드’ 때문에 행동에 대한 당위성이 흐릿한 캐릭터는 잘 연기하지 못하는 편인데, 아예 당위성이 전무(全無)한 캐릭터를 만나니 오히려 자유로웠다”고 촬영 현장을 돌이켰다.


●“작은 체격, 오히려 의외성으로”

임시완은 쏟아지는 호평의 공을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 시켜준 한재림 감독에게로 돌렸다. “작은 체구”를 가진 자신에게 “강력한 캐릭터”를 맡겨준 한 감독의 “뛰어난 안목”이 아니었으면 받지 못했을 호평들이라고 했다.

“체격은 제 콤플렉스이기도 해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살이 더 빠져서 (운동으로)살이 붙게끔 유지해야 할 정도예요. 그런 제가 테러범을 연기함으로써 이질적인 느낌과 의외성이 생겼다고 생각해요.”

선배 배우들의 칭찬은 촬영 내내 큰 힘이 됐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자 그가 가장 존경하는 송강호는 자신의 촬영이 없는 날에도 촬영장을 찾아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송강호는 각종 인터뷰에서 1000 만 영화 ‘범죄도시2’를 언급하며 “그 영화에 손석구가 있다면 우리에겐 임시완이 있다”며 극찬했다.

“손석구 선배의 연기를 저도 봤는데요. 감히 제 연기와 비교선상에 놓을 수도 없어요. 다만 송강호 선배가 칭찬과 응원의 의미로 해주신 말이라 생각해요. 저는 늘 칭찬에 목말라 있는 사람인데, 무려 송강호 선배가 그런 칭찬을 해주시면 정말 힘이 나죠.”


●“벌써 연기 10년 차, 아직 멀었죠.”

처음 시나리오를 받아들고 연기할 때까지 오로지 “테러범의 시각”으로 모든 것을 바라봤다. 첫 악역에 대한 부담감에 작품을 “거시적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한 사람의 눈에 집중해 다소 편협한 시각”으로 접근한 게 사실이다.

“사실 저에게 이 캐릭터는 해내야만 하는 하나의 ‘미션’ 같았어요.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이나 스토리를 논할 틈도 없었죠. 일단 제 역을 소화하기 급급했거든요. 사실 전체 영화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오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또 그런 평가들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고요.”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해 벌써 10년 차 배우가 됐다. “10년이란 시간을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아직도 “배우고 얻어야 할 것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배우로서 삶의 만족도는 10 점 만점에 9점 이상이에요. 연기는 굉장히 성취감이 큰 일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쭉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해나가는 것이 제 목표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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