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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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시즌 KBO리그에서 규정타석을 채운 3할 타자는 타격 1위를 차지한 이정후(0.360·키움 히어로즈)를 비롯해 총 13명이었다. 올해는 그 숫자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0월 KBO의 스트라이크존 판정 평가기준 개선안 발표에 따라 ‘투고타저’의 흐름이 짙어질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시즌 4월 리그 OPS(출루율+장타율)는 0.658로 역대 최저치였던 1993년의 0.668보다 낮았고, 월간 리그 타율(0.243)과 경기당 홈런(1.04개)은 지난해 리그 평균 기록(0.260·1.61홈런)을 크게 밑돌았다. 반대로 4월까지 리그 평균자책점(ERA)은 3.41로 지난해 기록(4.44)보다 1점 이상 낮았다.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통해 ‘타고투저’의 흐름을 억제한 효과가 나타나는 듯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투고타저의 흐름은 옅어지고 있다. 8월 30일까지 리그 타율은 0.259로 지난해보다 불과 1리 낮다. OPS도 0.711로 올라 지난해의 0.729에 좀더 가까워지고 있고, 홈런도 경기당 1.49개까지 상승했다. 4월의 극심했던 투고타저 현상을 고려하면, 5월 이후의 지표는 타자 쪽으로 쏠렸음을 확인할 수 있다. 5월 이후 리그 타율(0.263)과 경기당 홈런(1.62개)은 지난해 기록을 웃돌고, OPS(0.726)와 ERA(4.27)는 차이가 크지 않다.

그렇다면 경쟁력 있는 타자를 가늠하는 기준인 ‘3할 타율’은 어떨까. 현재 이 부문 선두 호세 피렐라(0.347·삼성 라이온즈)를 비롯해 총 17명이 3할 넘는 타율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전체는 물론 지난해 8월까지의 10명과 비교해 오히려 늘었다. 한 해설위원은 “기술과 장비의 발전 등으로 인해 타자들이 어떻게든 새로운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실제로 5월 이후 타격 지표는 몰라보게 상승했다.

바깥쪽 공을 밀어 쳐 외야에 떨어트리고, 적극적 주루로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는 등 어떻게든 공을 맞혀 안타를 만들어내려는 타자들의 노력이 동반됐다는 분석이다. 3할 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들 가운데 최지훈(0.314), 박성한(0.306·이상 SSG 랜더스), 조용호(0.318·KT 위즈)는 총 안타수 대비 내야안타 비율 순위에서 톱5에 올라있다. 가장 많은 25개의 내야안타를 뽑은 최지훈은 총 안타수 대비 내야안타 비율이 17.4%(2위)다.

김혜성(0.312·키움)은 밀어 친 안타가 53개로 나성범(KIA 타이거즈·56개)에 이어 2번째로 많다. 피렐라도 48개의 안타를 밀어 쳐서 만들었다. 지난 시즌의 수치(47개)를 이미 넘어섰다. ‘인위적 조정’을 노력으로 이겨낸 사례이기에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