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극으로 일군 3번째 ★…울산의 2022년은 찬란했다[울산 V3 현장리뷰]

입력 2022-10-1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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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1부) 울산 현대가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오랜 우승 갈증을 말끔히 씻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22승10무5패, 승점 76을 확보해 남은 1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996, 2005년 이후 통산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강원 김대원에게 후반 20분 페널티킥으로 먼저 실점했으나, 9분 뒤 마틴 아담이 머리로 연결한 볼을 엄원상이 밀어 넣어 균형을 되찾은 뒤 후반 40분 아담의 결승골로 완벽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쉬운 길은 아니나 모두의 마음은 하나다. 승리로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굳은 의지를 보인 홍 감독과 울산의 푸른 전사들은 새벽부터 울산에서 버스 12대로 이동한 375명을 포함한 원정 팬 1200여 명이 토해낸 함성과 기운 속에 뜨거운 하루를 보냈다. 이날 총 관중(4433명)의 25%에 달하는 숫자다.

물론 울산의 우승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상태였다. 11일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동해안 더비’에서 1-1로 비기며 우승 확률을 99.99%까지 높였고, 이날 춘천에서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갓난아기가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의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수없이 땅을 쳤기에 올 시즌의 우승은 더 없이 짜릿하다. 울산은 ‘리그 최다 준우승’이라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무려 10회(1988·1991·1998·2002·2003·2011·2013·2019·2020·2021년)에 이르러 다른 팀들의 조롱거리가 됐다.

그 사이 ‘현대가 라이벌’ 전북 현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시즌 연속 우승을 포함해 총 9차례 정상에 서며 ‘절대왕조’를 활짝 열어젖혔는데, 울산은 조연과 ‘만년 2인자’에 머물러 대조를 이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패 우승 2회(2012·2020년)와 2017년 FA컵 우승에도 웃지 못한 이유다.

그러나 올해의 울산은 완전히 달랐다. 2월 중순 개막된 긴 시즌 동안 숱한 역경과 고난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주장 이청용,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 등 베테랑들이 중심에 선 선수단은 매 경기 단단한 정신무장으로 승리를 쌓았다. 연속 무승은 간간히 나왔어도 연패는 최소화했다. 특히 우승을 예약한 계기가 됐던 전북과 35라운드 홈경기(2-1 승)에선 역전 의지와 승리 멘탈리티가 돋보였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로 활동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울산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은 자신의 지도자 커리어에 정점을 찍게 됐다. 2006독일월드컵 당시 국가대표팀 딕 아드보카트 감독(네덜란드)을 보좌하며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그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시에 홍 감독은 기분 좋은 ‘10년 주기설’까지 완성했다. 선수시절 대표팀 캡틴으로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일조한 그는 2012런던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10년 만에 K리그 챔피언의 영예를 누렸다.
춘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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