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어 적극 번트 사인 내는 키움의 스몰볼 [PS 리포트]

입력 2022-10-26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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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키움 히어로즈 SNS

“큰 경기니까.”


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희생타를 2번째로 적게 기록한 팀이었다. 한 시즌 희생타가 49개밖에 되지 않는다. 번트를 가장 많이 댄 삼성 라이온즈(83개)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에도 번트를 잘 대지 않는 팀이었다. 시즌 희생타는 35개로 최저 1위였다. 타자들에게 한 타석을 오롯이 믿고 맡기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올해 포스트시즌(PS) 들어선 크게 달라진다.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LG 트윈스와 PO 2차전까지 7경기에서 키움이 기록한 희생타는 8개에 달한다. 득점과도 잘 연결됐다. 2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PO 2차전에선 3차례 번트작전을 냈는데, 이 중 2차례 득점에 성공했다.


이번 PS에선 이용규를 필두로 키움 타자들 모두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났다. 이용규는 준PO에서만 희생타 4개를 기록해 역대 단일 준PO 최다 희생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20일 준PO 4차전에서 1-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1루서 성공시킨 번트로 1996년 현대 유니콘스 박진만이 세운 종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틀에 박힌 경기운영에서 벗어난 결과다. 키움의 PO 상대인 류지현 LG 감독은 “키움이 정규시즌 때 보여준 그들만의 원칙이 있다. 그 원칙을 잘 파고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키움은 정규시즌과 달리 1점만으로도 승부가 갈리는 단기전의 특성을 잘 이해했다. 2차전 7-6 신승의 원동력 중 하나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큰 경기이지 않나. 우리 팀에는 이용규 같은 베테랑도 있지만, 어린 선수가 많다. 한 점이 중요한 경기인 만큼 가능한 득점권에 주자를 보내놓고 흐름을 연결하자는 취지로 번트작전을 많이 냈다. (어린 선수들도) 그 취지를 잘 이해하고 작전을 잘 따라와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키움 이용규. 스포츠동아DB


이용규는 번트작전 수행에 대해 “개인의 목표나 욕심보다 팀이 이기는 게 첫 번째다. 이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 마음을 강하게 먹고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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