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국가대표팀이 24일(한국시간)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르는 가운데 ‘골든보이’ 이강인이 비밀병기로 부상했다. 대회를 앞두고 훈련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며 파울루 벤투 감독과 동료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축구국가대표팀이 24일(한국시간)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르는 가운데 ‘골든보이’ 이강인이 비밀병기로 부상했다. 대회를 앞두고 훈련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며 파울루 벤투 감독과 동료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의 ‘비밀병기’가 묵묵히 결전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53·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펼친다. 이번 대회는 21일 도하 인근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조별리그 A조)을 시작으로 29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골든보이’ 이강인(21·마요르카)도 간절히 꿈꿔온 월드컵에 초대받았다. 최종 엔트리(26명)에 발탁된 그는 14일 도하에 입성한 뒤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야말로 ‘극적 승선’이었다. 2018년 9월부터 4년 동안 월드컵을 준비한 ‘벤투호’에는 그의 자리가 없는 듯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었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끈 이강인은 2020도쿄올림픽까지 순항했으나, A대표팀에선 달랐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이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겪던 시기는 물론 물오른 활약을 보여준 최근까지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딱히 이유를 대진 않았으나,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수비 가담에서 필요한 점수를 채우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월드컵을 앞두고 마지막 평가전 무대였던 9월 A매치 2연전은 충격적이었다. 지난해 3월 원정 한·일전(0-3 패)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소집됐으나, 1분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코스타리카와 카메룬을 맞아 모두 열심히 몸만 풀었을 뿐 피치를 밟지 못했다. “내가 부족해서”라며 고개를 숙인 이강인의 표정에는 실망이 가득했다.

그러나 월드컵을 목전에 두고 반전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극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한 이강인은 전용훈련장인 알에글라 5번 피치에서 진행 중인 미니게임 등을 통해 정확한 볼 배급과 안정적 볼 터치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17일에는 벤투 감독이 훈련 도중 그와 따로 대화하는 장면이 포착돼 긍정적 분위기를 낳았다.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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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이 이강인을 굳이 배제할 일은 없어 보인다. 대표팀 전력이 차고 넘치는 것도 아니다.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이 안와골절로 제 컨디션이 아닌 터라, 전방과 공격 2선에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이강인의 존재는 소중하다. 유럽 최고 리그 중 하나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올 시즌 2골·3도움을 적립한 터라 자신감도 충만하다. 벤투 감독 역시 “몇 가지 부분이 발전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매순간 최선을 다했다.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위해 노력 중이다. 가능한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약속한 이강인은 개인통산 7번째 A매치와 마수걸이 골을 카타르에서 만들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형들도 막내인 이강인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조규성(24·전북 현대)은 “빠른 볼 스피드, 킥 능력이 대단하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세계도 주목한다. 유력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이 최근 ‘주목할 월드컵 영건 5’에 이강인의 이름을 올렸고, 아시아축구연맹(AFC)도 ‘아시아 최고 영건 6인’에 선정했다. 자신의 첫 월드컵에서 이강인이 보여줄 모습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도하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