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은 안할 겁니다” DB 이상범 감독이 자진사퇴 전 쏟아낸 일침

입력 2023-01-05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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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범 감독. 사진제공 | KBL

원주 DB는 5일 “이상범 감독(54)이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과 개인 건강상의 사유로 자진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구단은 이 감독의 사퇴 의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DB는 이날까지 11승18패로 9위에 머물러 있다. 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SK와 원정경기에선 63-97로 대패하기도 했다. 결국 이튿날 이 감독은 “팬들과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팀을 떠났다.

불가항력이었다. DB는 개막 직후부터 주전급 선수들의 연쇄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두경민, 박찬희, 강상재 등 주요 국내선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고, 이 와중에 외국인선수 드완 에르난데스의 부상까지 겹쳤다.

부상 악재가 동반된 성적 부진이었지만, 이 감독은 ‘책임’을 지기로 했다. 이 감독과 함께 김성철 코치도 팀을 떠난다. 김 코치는 “수석코치로서 감독님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동반 퇴진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이 감독은 퇴진 의사를 밝히기 하루 전인 4일 SK전에서 여러 뼈 있는 말들을 꺼냈다. 작정을 한 듯, 개인 의견을 쏟아내며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해설위원들은 자기 말에 책임을 가지고 코멘트를 했으면 한다. 현장의 사정을 잘 모르면서 자기 생각만을 기준으로 삼아 말들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감독은 이 얘기를 이어가며 이규섭 스포티비 해설위원(46)을 크게 칭찬했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전 라커룸 인터뷰를 위해 들어온 이 위원에게 “잠깐 나가달라”고 요청한 뒤 취재진에게 “라커룸 인터뷰에 들어오는 해설위원은 이규섭 위원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위원은 팀 사정을 라커룸 인터뷰를 통해 미리 파악하고 나서 코멘트를 한다. 당연히 깊이 있는 코멘트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른 해설위원들 중에선 그런 분들은 보지 못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감독은 “장기를 둘 때 훈수꾼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를 두는 당사자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승부에 나선다. 훈수를 두더라도 이 위원처럼 알고 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감독은 “개인적인 의견이다. 오늘(4일) 이 자리에 (기자들이) 많이 오셔서 말씀드리는 것이다. 참고로 난 해설위원은 안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DB는 7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부터 김주성 코치의 감독대행 체제로 팀을 운영한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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