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오지영, 우리카드 황승빈, 한국전력 하승우(왼쪽부터). 사진 | KOVO·스포츠동아DB
선수 수급은 신인 드래프트와 자유계약선수(FA), 그리고 트레이드가 근간이다.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으로 간 이고은 말고는 이렇다 할 FA 이적이 없는 가운데 트레이드는 활발했다. 성사된 트레이드는 총 8건이다.
남자부에선 우리카드가 ‘빅 딜’을 주도했다. 신영철 감독이 적극적이었다. 삼성화재에서 황승빈, 정성규, 이승원을 데려오고 하현용, 류윤식, 이상욱, 이호건을 내줬다. 한국전력과는 오재성과 김지한, 하승우와 장지원을 맞바꿨다. 현대캐피탈과는 박준혁을 받고 2024~2025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그 외 한국전력(황동일)과 OK금융그룹(정성환), KB손해보험(김정호, 양희준, 최익제)과 삼성화재(황경민, 백광현)도 취약 포지션을 보강했다.
여자부에선 현재보다는 미래를 택한 GS칼텍스가 중심에 섰다. 오지영을 페퍼저축은행에 보내고 2024~2025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얻었다. 또 이원정을 흥국생명에 내주고 2023~2024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가졌다.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는 김현지와 나현수를 맞바꿨다.
그렇다면 올 시즌 트레이드 효과가 가장 큰 선수는 누구일까.
리베로 오지영(페퍼저축은행)의 활약이 눈부시다. ‘오지영 효과’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페퍼저축은행은 그동안 불안했던 리시브가 안정됐고, 그 덕분에 세터 이고은의 토스가 달라졌다. 오픈공격, 속공, 백어택 등 공격 옵션이 다양해지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 됐다. 오지영은 1일 IBK기업은행전에서 53개의 디그를 성공시켰다. 이는 개인 최다이자 역대 2위 기록이다. 페퍼저축은행은 비록 최하위에 머물고 있지만 오지영 합류 이후 팀 컬러는 확실히 달라졌다.
안정적인 경기운영능력을 인정받은 흥국생명 세터 이원정은 주전 김다솔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자신의 존재감도 키웠다. 현대건설 미들블로커(센터) 나현수도 양효진이 컨디션 난조로 결장하는 동안 큰 힘을 보탰다.
세터 황승빈(우리카드)과 하승우(한국전력)는 새 둥지에서도 빛났다. 황승빈은 세트 2위에 오를 만큼 전성기를 열어젖혔고, 하승우도 야전사령관으로서 믿음을 주고 있다. 리베로 오재성(우리카드)과 장지원(한국전력)도 유니폼만 바뀌었을 뿐 활약은 그대로다. 우리카드 공격수 김지한과 미들블로커 박준혁도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듯 적응에 성공했다.
공격수 김정호와 세터 이호건, 리베로 이상욱은 감독의 신뢰 속에 삼성화재의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황경민(KB손해보험)도 이적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등 기여도가 높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