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김준우. 스포츠동아DB
상대전적도 조금씩 균형을 맞춰가는 중이다. 3라운드까지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팀이 우리카드,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이었는데, 최근 우리카드에 2연승을 거뒀고, 선두 대한항공마저 잡았다. 이제 남은 팀은 4패를 당한 현대캐피탈뿐이다.
특히 5라운드 대한항공전(7일)은 삼성화재의 저력을 보여준 한판이었다. 듀스 끝에 첫판을 내주고 2세트마저 아쉽게 지며 벼랑 끝에 몰렸지만, 기어코 풀세트까지 끌고 가 역전에 성공했다. 쉽게 포기해버리던 초반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대신 끈질긴 승부 근성이 살아나면서 시즌 첫 3연승을 거뒀다. 반면 장염 증세를 보인 외국인 선수 링컨과 종아리 부상을 당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곽승석이 결장한 대한항공은 개막 후 첫 3연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의 주역은 외국인 선수 이크바이리다.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4점을 올렸다. 아웃사이드 히터 김정호는 19점으로 힘을 보탰다. 세터 이호건은 안정된 경기운영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또 있다. 블로킹 3개 포함 11점의 미들블로커(센터) 김준우다. 올 시즌 5번째 두 자릿수 득점을 거둔 가운데 공격성공률 63.64%, 공격점유율 9.65%로 활약했다.
삼성화재 김준우.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김준우(23)는 어느 새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시즌 첫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을 만큼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선수 시절 국내 최고의 미들블로커로 한 시대를 풍미한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이 적극적으로 도운 덕분이다. 자주 경기에 나서며 두려움보다는 재미가 붙였고, 즐기면서 경기를 하다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신인이 중앙 공격수로 돋보이기 쉽지 않는데, 김준우는 그 어려움을 뚫고 존재감을 키웠다.
그는 신인 중 기록에서 가장 앞선다. 25경기 143점으로 블로킹 7위(세트당 0.539개), 속공 8위(성공률 53.23%)에 올랐다. 현대캐피탈 세터 이현승(22)과 함께 강력한 신인상 후보인데, 기록상 김준우가 한발 앞선 형국이다.
김준우도 신인상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그는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주고 있다. 남은 10경기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꼭 좋은 결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