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 무기로 홀드왕 오른, 후배들의 ‘워너비’…롯데 김상수 “제 얘기보단 들으려 해요”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3-02-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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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1차 스프링캠프지인 괌에서 후배들과 ‘셀카’를 찍는 김상수(맨 앞줄 오른쪽 두 번째). 사진제공 | 김상수

“따라다니면서 많이 배울래요.”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해 11월 SSG 랜더스에서 방출된 투수 김상수(36)를 영입한 이유 중 하나는 후배들이 보고 배울 모범적 베테랑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롯데 마운드는 경험보다는 패기란 말이 더 어울렸다. 박세웅, 나균안, 김도규, 최준용 등 주축 투수들 대부분이 20대다. 김진욱, 서준원 등 20대 초반의 기대주도 많다. 롯데는 그래서 더 베테랑의 필요성을 느꼈다.

경험 전수가 전부는 아니었다. 실력도 중요했다. 그러면 팀이 커나가는 데 존재 자체로 아주 큰 힘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롯데가 선수층 강화와 어린 투수들의 성장 촉진을 동시에 꾀한 것이다.

최근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김상수는 “올겨울 고민이 참 많았는데, 아픈 곳이 없으니 정말 한 번 미친 듯 야구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그 때 (성민규) 단장님이 ‘우리는 베테랑 선수를 필요로 하고 있다. 꼭 필요하다’고 연락을 주셨다. 그 때부터 다시 마음먹고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상수는 롯데가 바라는 모범적 선수로 제격이다. 통산 514경기에서 102홀드를 수확했다. 넥센~키움 히어로즈 시절에는 투수조장과 주장으로 팀을 이끌었다. 2019년에는 주장을 맡으면서도 역대 단일시즌 최다 기록인 40홀드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훈련태도는 역시 모범적이었다. 1월 치러진 스프링캠프 대비 체력테스트 때도 성실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최준용은 “투수조에도 고참 선배님이 있었으면 했다”며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하시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훈련에도 정말 진중하게 임하신다. 많이 배우고 싶다”고 밝혔다. 김도규는 “선배님에게 배울 점이 정말 많은 것만은 확실하다. 많이 따라다니면서 배우겠다”며 “처음에는 카리스마가 있어 무뚝뚝한 분일 줄 알았는데, 후배들에게 편하게 다가와주시고, 재미있게 해주셔서 훈련하는 동안 즐거웠다”고 얘기했다.

롯데 김상수.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사직구장은 김상수에게도 의미 있는 장소다. 그가 2019년 역대 단일시즌 최다 기록을 39, 40홀드로 잇달아 늘린 곳이다. 사직구장 성적 또한 좋다. 김상수는 2018년부터 5년간 13경기에서 1승5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ERA) 2.08(13이닝 3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 0.92를 기록했다. 그는 “2019년 마지막 40번째 홀드를 사직구장에서 올린 기억이 난다”며 “사직구장은 내게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라고 돌아봤다.

기존의 젊은 투수들과 통할 요소가 많다. 김상수도 롯데 마운드의 상징적 구종이 된 포크볼을 잘 쓴다. 2019년에는 포크볼을 주무기로 써 단일시즌 최고 기록을 만들어냈다. 홀드왕을 꿈꾸는 후배라면 묻고 배울 점이 많을 듯하다. 그는 “아직은 먼저 다가가려 하는데, 실은 어린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이 아주 쉽진 않다.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 내가 먼저 내 이야기를 하는 것보단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려 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헤아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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