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만(왼쪽)·방시혁.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빅히트엔터테인먼트
초대형 기획사 탄생…글로벌 공략 ‘탄탄대로’
K팝스타 연합 ‘어벤져스’ 탄생
자본-기획 결합해 시너지 막강
세계 대중음악 시장 바꿀 수도
일부선 음악시장 독과점 우려
SM선 ‘적대적 M&A 반대’ 내분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차세대 BTS’ NCT가 한 지붕에 있는 ‘초대형 공룡’ 기획사가 탄생한다. 방탄소년단과 세븐틴 등을 배출해 미국시장에서 케이팝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하이브가 1세대 케이팝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SM)를 전격 인수하면서 국내를 넘어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K팝스타 연합 ‘어벤져스’ 탄생
자본-기획 결합해 시너지 막강
세계 대중음악 시장 바꿀 수도
일부선 음악시장 독과점 우려
SM선 ‘적대적 M&A 반대’ 내분
●‘초대형 공룡’ 기획사 탄생…독과점 우려도
하이브는 10일 공시를 통해 경쟁사인 SM 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인 지분 14.8%(352만3420주)를 4228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취득 예정일은 3월 6일이고, 이번 지분 인수로 하이브는 SM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카카오가 앞서 7일 9.05%를 확보하는 유상증자를 골자로 SM 경영진과 손잡았지만, 하이브와 이수만이 다시 손을 잡으면서 단숨에 판도를 뒤집어버렸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 ‘빅딜’로 어떤 결과물이 만들어질지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하이브의 자본력과 SM의 기획력이 결합해 막강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에는 ‘케이팝 1등’인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뉴진스, 르세라핌 등 인기 스타들이 포진해있다. SM도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 NCT, 에스파 등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하고 있어 그만큼 이들의 결합에 케이팝 전체에 호기심이 쏠려있다.
방시혁 의장은 “SM 인수는 양 사의 글로벌 역량을 결집해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changer)로 도약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하이브의 역량을 투입해 글로벌 시장에서 케이팝의 위상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음악 시장질서 교란 등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막대한 자금력을 투입해 키운 이들의 신인 등은 주목받지만, 그만큼 중소기획사 신인 그룹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팬들과 전문가들도 각 회사가 유지해온 고유 콘셉트와 색깔을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희아 대중음악평론가는 “SM이 케이팝의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한 가장 역사 깊은 회사라는 점에서 그들이 지녔던 상징성이 해를 입은 것”이라며 “SM과 소속 아티스트들을 수호하다시피 해온 팬들을 위한 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둘로 쪼개진’ SM “적대적 M&A 반대”
하이브의 주식 매입으로 SM 경영진과의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SM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이사 등은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SM의 경쟁사인 하이브가 “SM이 이룩한 모든 업적의 중심에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존재했다”며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척박했던 대한민국 대중음악을 산업화시키고, 세계의 으뜸으로 우뚝 서게 한 음악인들의 레거시(유산)”라며 이수만과의 연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하이브는 SM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선진화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이에 SM 경영진이 반발하면서 SM은 둘로 쪼개지게 됐다. 이수만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히트작곡가 겸 유영진 이사와 김민종 등도 “이수만의 뜻을 따르겠다”고 나서면서 다음 달 예정된 주주총회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