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정확한 역사를’ 기록의 스포츠 의미 돌아보게 한 KBO의 바로잡기 노력

입력 2023-02-26 17: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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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장효조. 스포츠동아DB

KBO의 ‘바로잡기’를 위한 노력이 야구가 ‘기록의 스포츠’로 불리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KBO는 24일 고(故) 장효조의 통산 타율이 정정됐다고 밝혔다. 데이터화한 기록들을 꾸준히 교차 검증해오던 KBO는 1985년 7월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청보 핀토스와 삼성의 경기를 살피다 규칙이 잘못 적용돼 기록된 내용을 발견해 이를 정정했다. 6회말 1사 1·2루서 3번타자로 나선 장효조의 2루타 때 2루주자의 3루 공과에 대한 상대팀의 어필로 아웃 처리된 상황이었다.

KBO는 “당시 공식 야구규칙 10.07의 세칙 12항에는 ‘타자가 분명히 안타성 타구를 때렸으나 선행주자가 루를 밞지 않아 어필에 의해 아웃됐을 때, 그 아웃이 포스 아웃일 경우에는 안타로 기록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어 타자의 안타가 취소돼야 했으나, 당시 기록지에는 실제 이뤄진 상황대로 장효조의 2루타로 기록된 바 있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장효조의 통산 타율은 0.331(3050타수 1009안타)에서 0.330(3050타수 1008안타)으로 정정됐다. 아울러 1985년 시즌 타율도 공식 야구규칙에 따라 소수점 넷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0.373에서 0.370으로 정정돼 역대 시즌 최고 타율 6위에서 10위로 바뀌었다. KBO는 해당 기록 정정 사유와 기록지, 당시 규칙 등을 교차 확인해 장효조의 아들 장의태 씨에게 이 같은 내용을 사전에 전달했다.

이에 앞서 KBO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1996년까지 6168경기의 기록 검증과 데이터화로 1600여 건의 기록을 바로잡은 바 있다. KBO가 경기 기록을 온라인 기반으로 데이터화하기 시작한 것은 2001년부터인데, 이전까지는 현장에서 작성된 수기 기록지를 팩시밀리로 받아 KBO 사무국에서 과거 전산 프로그램에 입력한 뒤 일자별 성적을 출력해 문서로 보관하는 방식이었다. KBO는 이 과정에서 생긴 기록원의 오기, 데이터 입력 오류, 단순 집계 실수 등을 바로잡는 데 수년간 힘써왔다.

KBO의 기록 검증 과정에선 장효조와 더불어 통산 도루가 550개에서 549개로 정정된 전준호, 완투 기록이 60회에서 61회로 늘어난 정민철 등 전설들의 업적이 다시금 상기된 것은 물론, 잘못된 기록을 바로잡아 역사를 정확히 썼다는 데 그 의미가 크다. KBO는 “앞으로도 성적 데이터를 기록지와 비교 검토해 더욱 정확한 통계 및 기록 보존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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