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다는 생각 안 해!” 중심 꽉 잡는 베테랑들, 현대캐피탈 신념 흔들리지 않는 이유

입력 2023-02-27 15: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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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게 베테랑의 힘이라고 봅니다.”

현대캐피탈의 지난 2년에는 리빌딩 기조가 뚜렷했다. 2020~2021시즌 6위에 이어 지난 시즌은 7개 구단 중 최하위로 마무리했지만, 허수봉과 박경민을 비롯해 김선호, 홍동선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뚜렷했기에 전통의 배구명가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기꺼이 참고 견뎠다.

리빌딩 기간 부쩍 큰 젊은 선수들은 어느덧 현대캐피탈의 자랑거리가 됐다. 그 중 국가대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성장한 허수봉은 공격력과 높이를 앞세워 팀의 득점을 주도하고 있다. 박경민, 김명관, 홍동선, 송원근 등도 팀 내 비중을 키우거나 선수층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여기에 성장세가 돋보이는 신인 세터 이현승 역시 현대캐피탈을 젊은 팀으로 바꾸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베테랑이 구심점이 돼주지 않았다면 기복을 이겨낼 힘은 모자랐을지 모른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21승10패(승점 64)로 선전하고 있지만, 초반에는 큰 점수차로 뒤진 세트를 뒤집어 따낼 힘까지는 부족했다. 당일 컨디션에 좌우되는 날이 적잖았다는 평가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고, 베테랑들이 이를 돕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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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은 오레올, 전광인, 여오현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잡아주자 금세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그 중 21일 우리카드와 홈경기에서 접전에도 밀리지 않고 버티고, 적잖은 점수차로 뒤져도 이를 뒤집는 과정에서 베테랑의 공이 컸다고 평가했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위기에서 다소 흔들리지만, 능력들은 분명 더 상승할 것”이라며 “세트마다 역전에 성공해내곤 하는데, 난 그게 베테랑의 힘이라고 본다. 자기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젊은 선수들을 끌고 가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22승9패·승점 65)과 선두를 다투고 있다. 중심이 확실히 잡힌 만큼 1위 등극을 향한 신념도 흔들리지 않는다. 여오현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는 “시즌 초반에는 대한항공에 계속 질 때가 있었는데, 난 진다는 생각은 안 해봤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라서 분위기가 자주 뒤바뀌곤 했지만, 후반기 들어 안정감과 자신감이 더 생긴다. 우리에게 정말 좋은 기회다. 더 올라갈 일만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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