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나은(오른쪽)과 김혜정. 사진출처 | BWF 홈페이지
김혜정-정나은은 지난달 10일 대한배드민턴협회로부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2021년 11월 복식 조합 결성 후 1년여 만에 세계 최정상급으로 성장했고, 기존 김소영-공희용(7위)과 최근 결성된 백하나-이소희(32위) 못지않은 경쟁력을 보인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김혜정과 정나은은 최근 스포츠동아와 만나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우리 둘 다 성인대표팀 발탁 후 한동안 주력 조합이 아니었다. 절실함이 원동력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혜정과 정나은은 성격과 플레이스타일에서 모두 정반대다. 외향적인 김혜정은 전위에서 민첩한 플레이를 바탕으로 한 네트 장악에 강점이 있다. 내향적인 정나은은 후위에서 안정감을 바탕으로 수비에 초점을 맞춘다. 쉴 때도 농구 경기 직관, 카페 방문 등 외출을 선호하는 김혜정과 달리 정나은은 진천국가대표선수촌 내에서 혼자 노래를 듣거나 노래방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나 두 선수는 ‘절실함’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주요 복식 조합이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선수촌에 남아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했지만, 세계적 복식 조합으로 거듭나는 데 성공했다. 김학균 대표팀 감독도 “(김혜정-정나은의) 호흡은 현재 대표팀 내 최고”라며 이들을 칭찬했다.
성장의 원동력으로 주변의 지지도 빼놓을 수 없다. ‘배드민턴 가족’의 장녀 김혜정은 아버지인 김범식 전 마산성지여고 감독과 어머니인 정소영 전주성심여고 코치는 물론 동생인 김소정(시흥시청)과 김유정(삼성생명)의 응원이 고맙다. 특히 어머니는 1992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이며, 소속팀 길영아 감독도 1996애틀랜타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라 김혜정에게 든든한 버팀목이다. 정나은도 국제대회 혼합복식에서만 2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소속팀 정명희 감독과 유채란 플레잉코치의 격려와 조언이 큰 힘이라고 말한다.
김혜정과 정나은은 “우리 조는 체력과 수비 면에서 다른 조보다 강점이 크다”며 “2022항저우아시안게임과 2024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해 팬들의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