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정 마무리한 김민선, 감동 그 자체였던 전력질주

입력 2023-03-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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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여자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스타 김민선(24·의정부시청)이 5일(한국시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1000m를 끝으로 길었던 2022~2023시즌을 마쳤다. 500m 세계기록(36초36) 보유자인 이상화(은퇴)의 뒤를 이을 차세대 간판스타임을 확실히 입증한 시즌이었다.

김민선은 올 시즌 ISU 월드컵 시리즈 1~6차대회 여자 500m에서 금메달 5개(1~5차대회)와 은메달 1개(6차대회)를 따내며 랭킹 포인트 354점으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종전 37초270이던 개인최고기록도 36초96까지 단축했다. 월드컵 시리즈 휴식기에도 4대륙선수권대회와 전국동계체육대회 등 국내대회까지 모두 소화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선 500m 4위(37초56), 1000m 11위(1분15초88)로 입상에 실패했다. 그러나 스피드스케이팅의 성지인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대등하게 싸운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소속팀 사령탑인 제갈성렬 의정부시청 감독도 당장의 결과보다는 “올 시즌도 2026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일 뿐”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입상 실패는 아쉽지만, 지금의 결과가 나온 것 자체가 기적에 가깝다. 김민선은 2018평창동계올림픽 때부터 허리 통증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았던 탓에 언제 통증이 재발할지 모른다는 막연함 속에서도 주변근을 강화하는 보강운동에 몰두했고, 그 재활과정만 2년이 걸렸다. 다소 부족했던 순발력과 파워를 키우기 위해 강도 높은 근력훈련을 병행했고, 힘을 나눠 쓸 수 있는 스케이팅 기술도 연마했다. 제갈 감독은 “중심 포인트부터 싹 바꿨다”고 돌아봤다.

김민선. 스포츠동아DB


그 결과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목표로 삼았던 7위에 올랐고, 그 뒤로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부족한 파워를 스케이팅 기술과 근지구력으로 극복할 수 있음을 증명했기에 더 값진 결과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김민선의 전성기가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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