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가 아낀 엄원상이 일군 ‘무패 스토리’…춘천은 울산에 약속의 땅 [현장리뷰]

입력 2023-03-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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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강원을 상대로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11년간 24경기에서 20승4무로 압도적 우위다. 5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과 원정경기 후반 4분 결승골을 터트린 울산 엄원상(앞). 춘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울산 현대로선 어려운 경기였다. 팀 전체가 둔탁했고, 세밀함 역시 부족했다. 예상과 달리 경기 양상도 대등했다. 그러나 K리그1(1부) 디펜딩 챔피언은 ‘이기는 법’을 알았다. 어렵게 찾아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고, 끝내 웃었다. 후반 4분 엄원상의 골이 결승포가 됐다.

울산은 5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지난달 25일 전북 현대와 개막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울산은 2연승을 달리며 구단 최초의 리그 2연패, 통산 4번째 정상을 향해 순항했다.

울산은 또 ‘유쾌한 징크스’를 이어갔다. 2012년 7월 15일 안방에서 2-1로 이긴 것을 시작으로 11년간 강원에 압도적 우위를 지켰다. 이날 경기까지 24경기 연속 무패(20승4무)다. 특히 지난해 10월 16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2005년 이후 17년 만에 리그 3번째 대관식을 치를 수 있었다.

경기를 앞두고 두 팀 사령탑의 생각은 분명히 엇갈렸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우린 안 좋은 징크스를 하나하나 깨고 있다. 좋은 징크스는 잇고 싶다. 선수들에 남다른 동기부여가 된다”고 밝혔고, 최용수 강원 감독은 “징크스가 깨지길 바란다. 축구에선 약자가 강호를 종종 잡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원의 간절함은 울산에 통하지 않았다. 홈팀이 갖추지 못한 해결사가 있었다. 빤히 알고도 막을 수 없는 엄원상의 질주에 단단했던 강원 수비진이 허물어졌다. 중앙 미드필더 박용우가 후방에서 넘겨준 패스를 받은 그는 상대 골키퍼 유상훈을 따돌리며 가볍게 차 넣었다.

5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2라운드 강원FC와 울산현대 경기에서 울산 엄원상이 강원 골키퍼를 제치고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춘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질 뻔한 경기를 비기고, 비길 만한 경기를 잡는 팀이 진정한 강호다. 올 시즌 초반의 울산을 그렇게 만든 일등공신이 엄원상이다. 홈 개막전(1라운드)에서 동점골을 터트린 그는 햄스트링에 살짝 무리가 와 조기에 교체됐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춘천 원정에서 시즌 2호 골과 함께 울산의 2연승을 일궜다.

“(엄)원상이에게 햄스트링은 중요한 부위다. 무리시킬 수 없었다. 다행히 잘 회복해 경기 엔트리에 올렸다”던 홍 감독은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던 전반 21분 22세 이하(U-22) 카드인 장시영을 빼고 엄원상을 투입해 확실한 효과를 봤다. 엄원상은 지난해 10월 춘천 원정에서도 후반 29분 동점골로 역전승의 시발점이 됐다.

“이 페이스라면 지난해보다 더 큰 성장을 할 것”이라는 홍 감독의 칭찬에 엄원상은 “아직 부족하다. 시즌 베스트11에 오르고 싶다. 상을 받을 만큼의 활약이라면 대표팀에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춘천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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