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부터 작전’ 좋은 스파링 상대 만난 WBC 대표팀, 숙제와 희망 동시 확인

입력 2023-03-06 16: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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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이 좋은 스파링 파트너를 만나 숙제와 희망을 동시에 확인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를 상대로 이번 대회 첫 공식 평가전을 치렀다. 결과는 2-4 패배. 지난달 1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합동훈련을 시작한 이래 첫 패배다.

모두 대표팀의 승리로 끝난 투손에서 4차례 연습경기와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SSG 랜더스 퓨처스(2군)팀과 연습경기에선 컨디션 점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날 평가전은 좀더 실전과 유사한 형태로 펼쳐졌다. 단, 연장전과 비디오 판독, 투구수 제한, 이닝 시작과 동시 등판 시 최소 3타자 상대 등의 대회 규정은 적용되지 않았다.

대표팀이 상대한 오릭스는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오릭스는 이날 완전한 1군 전력을 구축하진 않았지만, 메이저리그(ML) 출신의 마무리투수 히라노 요시히사와 시속 150㎞대 중후반의 강한 직구를 던지는 주요 불펜투수 혼다 히토미 등의 1군 투수들을 내세웠다. 대표팀은 우완 선발 구로키 유타(5이닝 4탈삼진 무4사구 무실점)와 히라노, 혼다(이상 1이닝 무실점) 등 오릭스 투수들에게 적잖이 고전했다.

토미 현수 에드먼(왼쪽), 김하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표팀과 오릭스는 서로에게 좋은 스파링 상대였다. 나카지마 사토시 오릭스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작전을 적극적으로 구사해 단기전과 유사한 흐름을 연출했다. 오릭스는 1회말 무사 1루서 아다치 료이치의 땅볼 때 히트앤드런 작전을 써 빠르게 득점권을 만들었고, 계속된 2사 3루서 돈구 유마의 펜스 직격 1타점 2루타로 앞서나갔다. 대표팀도 오릭스 타자들의 성향에 따라 수비 포메이션에 변화를 주는 등 여러 상황을 미리 연습할 수 있었다.

이날 평가전에선 타선이 이전만큼 유기적으로 움직이진 않았다. 대표팀은 총 10안타를 합작했지만, 공격력을 한데 모으지 못했다. 4사구는 단 1개도 없었다. 총 58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보인 앞선 5차례 연습경기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양의지(두산 베어스)는 스트라이크 판정에 다소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정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그래도 희망적 요소는 분명했다. 대표팀은 이날 공격력을 응집하지 못했을 뿐, 타자 9명이 오릭스 투수들의 현란한 변화구 등을 공략해 안타를 뽑았다. 이 가운데 3번타자로 선발출장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는 멀티히트(4타수 2안타)로 타격감을 과시했다. 9번타자로 나선 오지환(LG 트윈스)은 구로키에게 친 2루타로 이날 대표팀 타자들 중 유일하게 장타를 기록했다.

경기 후반에는 타선의 응집력도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 빠른 발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기지가 한몫했다. 0-4로 뒤진 9회초 1사 1루선 박해민(LG)의 깎여 맞은 타구가 오릭스 2루수의 키를 넘겨 안타가 됐는데, 이 때 선행주자 이정후가 3루를 노린 사이 박해민이 2루까지 내달려 득점 확률을 높였다. 대표팀은 1사 2·3루서 박건우(NC 다이노스)의 1타점 적시타, 계속된 1사 1·3루선 이지영(키움)의 희생플라이로 잇달아 점수를 냈다. 오릭스 우익수의 송구가 매우 빠르고 정확했는데도 박해민의 태그업과 발이 좀더 빨랐다. 흐름을 이은 최지훈(SSG)의 내야안타도 돋보였다. 이 감독이 패배에도 웃은 이유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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