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7홈런’ 거포들이 7·8번 맡는 팀…최정-양의지, 이강철 감독의 뜻 헤아릴까

입력 2023-03-08 13: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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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왼쪽), 양의지. 스포츠동아DB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의 하위타순을 맡은 최정(36·SSG 랜더스)과 양의지(36·두산 베어스)가 타격 부담을 줄여주려 한 이강철 감독(57)의 배려에 응답할지 관심을 모은다.

최정과 양의지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들이다. 둘이 터트린 홈런만 총 657개다. 최정은 429홈런을 친 전설이다. 역대로 KBO리그에서 400홈런 고지에 오른 인물은 통산 홈런 1위 이승엽(467개)과 최정 등 2명뿐이다. 양의지는 포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통산 228홈런을 친 그는 공격형 포수의 계보를 이루는 박경완(314홈런), 강민호(삼성 라이온즈·303홈런), 이만수(252홈런)의 뒤를 잇는다.

하지만 대표팀에선 고개 숙인 날이 많았다. 이들 2명은 국제대회에 적잖이 나섰지만, KBO리그에서만큼 활약하진 못했다. 그 중 양의지의 타격 침체는 유독 심했다. 프리미어12, WBC,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5차례 국제대회에서 타율 0.169(83타수 14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553에 그쳤다. 최정은 WBC,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 등 4차례 국제대회에서 아직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과거 기록에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 걱정보다는 기대가 크다. 이들 2명은 대표팀 야수 15명 중 6명뿐인 우타 자원으로, 박병호(KT 위즈),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과 주전으로 분류된 4명 중 절반이다. 이 감독은 본선 1라운드(B조)와 8강전이 펼쳐질 일본 도쿄돔에서 이들의 장타 한방이 대표팀을 미국 라운드(준결승·결승)로 이끌 분위기 반전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박해민(LG 트윈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최지훈(SSG)과 환상의 조화를 이룰 수도 있다. 이 감독은 8일 도쿄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 빠른 선수와 장타력을 지닌 선수들의 조화가 우리의 장점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이 감독은 타격 부담을 줄여주려 애썼다. 이들 2명은 이 감독이 타순을 구상할 때 먼저 고려한 타자들이었다. 이 감독은 “최정과 양의지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편하게 치게 하려 타순을 고려하다 보니 (본선에서 내놓을 타순이) 어느 정도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1월 16일 대표팀 오리엔테이션에선 양의지와 관련해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지만, 여러 가지를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젊은 투수들을 잘 끌고 가야 한다. 그러면서 편한 타순을 줘 최상의 퍼포먼스를 내게끔 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응답하듯 최정과 양의지는 긍정적 시그널을 보냈다. 실험적 성향이 강했던 KBO리그 팀과 5차례 연습경기에선 상·하위타순을 자주 오갔지만, 6일과 7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펼쳐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한신 타이거즈와 대회 공식 평가전에선 하위타순에 배치돼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7일에는 최정, 양의지가 7, 8번 타순에 연달아 서 각각 4타수 1안타, 2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양의지는 페이크번트&슬래시로 상대 내야를 뚫는 기지도 발휘했다.

도쿄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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