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오로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데이브 닐슨 호주 감독(54)은 8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본선 1라운드 B조 공식 기자회견에서 ‘9일 한국전에 나설 선발투수와 마운드 운영 계획을 밝힐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잭 오로린(23)이 선발투수로 나선다. 메이저리그(ML)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뛴 젊은 좌완투수다”고 밝혔다.
디트로이트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뛰는 오로린은 196㎝의 장신 투수로, 지난 4년간 마이너리그 통산 9승8패, 평균자책점(ERA) 3.34, 이닝당 출루허용(WHIP) 1.31을 기록했다. 주로 싱글A에 머물러 ML에 오른 적은 없지만, 뛰어난 신체조건과 구위를 지녀 우리 대표팀 타자들의 분석 대상에도 적잖이 오른 바 있다. 오로린은 “한국전은 내게도 중요한 경기가 될 것 같다”며 “한국을 잘 알고 있다. 세밀한 컨트롤과 수비가 중요할 듯하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호주가 선발투수로 내세울 선수를 아주 특정하진 않았지만, 일각에선 여러 투수들 중 KBO리그에서 뛴 우완 서폴드의 선발등판 가능성도 제기했다. 2019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2시즌 동안 59경기에서 22승24패, ERA 4.16, WHIP 1.37을 기록했다. 현재 우리 대표팀에선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타자들이 KBO리그에서 뛰던 당시의 서폴드를 잘 기억하고 있다. 반대로 서폴드 역시 한국타자들을 잘 아는 만큼, 9일 1차전에서 맞붙게 된다면 색다른 관전 포인트를 제공할 것으로도 기대를 모았다.
사진출처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SNS
서폴드가 아닌 오로린이 선발투수로 나옴에 따라 호주가 좀더 까다로운 상대가 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대회 첫 경기인 호주전에 초점을 맞춘 대표팀은 질릴 정도로 호주선수들을 파헤쳐왔다.
이와 달리 호주는 다소 상반된 전략을 꺼내든 듯하다. 선수가 아닌 팀의 성향을 보는 분위기다. 닐슨 감독은 ‘경계하는 한국선수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에는 좋은 선수가 많지만, 특정 선수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우리는 팀으로서 한국과 맞붙는다”며 “한국과 1차전을 위해 많이 준비했다. 접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좌타자들이 중심인 한국타선을 염두에 두고 좌완, 그것도 다소 생소한 투수를 선발로 내세워 일전불사의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 호주다.
도쿄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