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가장 중요한 건 첫 경기입니다.”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은 9일 낮 12시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질 호주와 본선 1라운드 1차전을 역시나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8일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표팀 이강철 감독과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호주전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역대 전적에선 호주에 8승3패로 앞서지만 방심하지 않고 반드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또 한번 되새겼다.
이번 대회 1라운드 B조 경기가 일본에서 열리는 만큼, 많은 일본 매체들이 이 감독에게 한·일전과 관련한 질문을 던졌다. 그럼에도 이 감독의 답변은 한결 같았다. 한·일전의 중요성을 몰라 호주전만 고집스럽게 이야기한 게 아니었다. 불필요한 신경전으로 번질까 우려해서도 아니었다. 단지 1차전이어서였다.
꼭 호주가 아니었더라도 야구대표팀에는 첫 경기 자체가 중요하다. 다른 팀과 맞붙었어도 이 감독과 선수들은 1차전을 가장 중시했을 터. 첫 경기가 지닌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첫 경기의 승패에 따라 대회 전반의 분위기가 좌우될 수 있다.
대표팀 주장 김현수(LG 트윈스)는 “이기면 이긴 대로, 지면 진 대로 생겼던 나름의 동기부여들보단, ‘첫 경기’라 하면 어느 팀이든 가장 좋은 선수를 냈던 기억이 난다. 어느 팀과 붙든 그게 첫 경기라면 가장 중요한 만큼 꼭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구대표팀에는 ‘첫 경기’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2006, 2009년 제1, 2회 WBC에서 잇달아 4강 진출에 성공했던 한국야구는 2013, 2017년 제3, 4회 WBC에선 모두 1라운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실패한 2차례 대회 모두 첫 경기를 내준 게 결정적이었다. 2013년에는 네덜란드와 1차전에서 0-5로 진 뒤 2승을 거뒀지만, 앞선 1패에 발목을 잡혀 충격적 결과를 받아들었다. 2017년에는 이스라엘과 1차전에서 1-2로 패한 끝에 1승2패로 추락했다.

양현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과거는 과거다. 아픔을 씻어내려는 우리 대표팀에는 분명 교훈이 남았다.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지닌 대표팀 간판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은 “가장 중요한 건 첫 경기다.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은 분위기를 두세 번째 경기는 물론 대회 끝날 때까지 이어갈 수 있다”며 “많은 분이 지난 대회들에 관해 말씀해주시지만, 우린 지나간 건 생각하지 않는다. 안 좋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성범(KIA)은 “이번 대표팀은 갈수록 분위기가 좋아진다”고 밝혔다.
과거의 아픔을 교훈으로 삼은 대표팀은 더욱 철저히 준비했다. 물론 여전히 부담감은 적지 않다. 2013, 2017년 대회의 초반 탈락 원인 중 하나로도 첫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지목됐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이기면 철저한 준비성이 됐을 것이 지고 나면 지나친 부담감이 되는’ 야속한 상황을 이제는 너무도 잘 안다. 김현수는 “그 때도, 지금도 전력분석은 늘 철저했다. 긴장도 늘 풀 수 없었다. 그래서 첫 경기에서 승리를 더욱 최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부담과 긴장감은 갖고 있다. 첫 경기에서 이긴 뒤 그 흐름을 계속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도쿄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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