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 부수는 OTT, 힐링에 빠진 극장가

‘OTT는 더 세게, 영화는 더 순하게’ 수위 표현의 제약이 없는 OTT에서는 관련 콘텐츠가 넘쳐나고 극장가에서는 공감과 추억을 자극하는 영화가 인기다. 사진은 두 친구의 애틋한 우정을 그린 영화 ‘소울메이트’의 한 장면. 사진제공｜NEW

플랫폼 따라 달라지는 영상 콘텐츠 소비트렌드

‘더 글로리2’ ‘나는 신이다’ 등
수위 센 OTT물 잇단 화제몰이
스크린선 따뜻한 영화들 흥행
김다미·전소니의 ‘소울메이트’
15일 개봉 앞두고 호평 쏟아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더 세게, 영화는 더 순하게”

플랫폼에 따라 영상 콘텐츠의 소비 트렌드가 달라지고 있다. 지상파 드라마와 달리 소재나 표현의 수위 등에 제약이 없는 OTT가 그동안 금기시했던 콘텐츠 등을 적극적으로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반면 극장가에서는 각 세대의 공감과 추억을 자극하거나 힐링을 전면으로 내세운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수위로 TV 기죽이는’ OTT

OTT는 앞서 TV에서 숱하게 다뤘던 소재들도 한껏 수위를 높여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방송법이 아닌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상 비디오물로 분류되는 되기 때문에 자유로운 소재 선택과 표현 수위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파트2 공개를 앞둔 화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가 대표적이다. 고데기로 피해자의 몸을 지지는 등 TV에서는 직접적으로 다루기 어려웠던 내용들을 과감하게 그려내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키웠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등 국내 사이비 종교 단체를 파헤친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역시 TV채널에서는 담을 수 없는 성폭행 피해자들의 수위 높은 증언과 재연 장면 등을 담아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공개 이후 이원석 검찰총장이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인 JMS 정명석의 엄벌 촉구를 언급할 정도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추억과 힐링’에 빠진 극장

감염증 사태 여파에 따른 관람료 상승 등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극장가에서는 가족과 연인 등이 모두 함께 부담 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들이 연이어 흥행하고 있다. 공감을 자아내는 자극적이지 않은 따뜻한 이야기가 전 세대의 입소문을 이끈 덕이다.

특히 지난해 누적관객 816만 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기록한 ‘탑건: 매버릭’을 시작으로 8일까지 389만 관객을 모아 일본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쓴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 추억을 자극하는 영화들과 가족애를 강조했던 ‘아바타: 물의 길’, 자연 재해를 겪은 이들에게 위로와 치유를 전해주는 메시지를 담은 ‘스즈메의 문단속’ 등 따뜻한 내용의 힐링물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15일 개봉하는 ‘소울메이트’도 이 같은 흐름을 고스란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10대부터 모든 시간을 함께해온 김다미와 전소니의 특별한 우정을 그린다. 지난달 28일 진행한 시사회 이후 폴더폰, 오락실, 펌프게임 등 1990년대 후반을 배경이 자아내는 레트로 감성으로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 애틋한 두 친구의 이야기 등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서울 성수동에서 운영 중인 영화 팝업스토어에도 벌써 많은 이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