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카타르월드컵 준비과정에서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은 “좋은 선수임에 틀림없으나 같은 포지션에 (더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말을 반복하며 이강인을 중용하지 않았으나, 최종엔트리(26명)에 포함시켰다. 선택이 주효했다. 가나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0-2로 뒤진 후반 12분 투입된 이강인은 1분 만에 날카로운 크로스로 조규성(25·전북 현대)의 헤더골을 어시스트했다. 한국은 2-2를 만든 뒤 다시 실점해 아쉽게 패했으나, ‘이강인 효과’는 부정할 수 없었다.
카타르월드컵 결산 리포트에서도 4경기(선발 1회·교체 3회)에 모두 출전한 이강인을 높게 평가한 클린스만 감독은 20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첫 소집훈련을 시작할 때도 다시 한번 이강인을 언급했다. 그는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이강인과 만나 대화하면서 (대표팀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사는 당연히 이강인의 활용도다. 월드컵에선 ‘게임 체인저’의 이미지가 강했으나 지금은 전혀 다른 환경이다. 완전히 새롭게 출발하는 상황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빼어난 기량을 꾸준히 보여준 이강인을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
평가전을 앞둔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이 22일 경기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가졌다.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가볍게 훈련을 하고 있다. 파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마요르카에서 이강인은 측면과 2선 공격, 팀이 필요로 할 때면 전방 깊숙이 전진해 ‘멀티 공격수’의 진면모를 과시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공격축구 철학에 상당히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팀이 파주 NFC에서 사흘(20~22일)을 보낸 뒤 울산으로 이동한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은 훈련 과정에서 이강인을 주로 주전조로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은 물론 마요르카에서처럼 다른 포지션 소화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부상으로 합류가 불발된 황희찬(27·울버햄턴)의 공백을 메울 가능성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23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은)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가졌다. 마요르카 경기를 계속 체크해왔다. 지금처럼 꾸준히 성장한다면 대표팀에서도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