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김강민. 스포츠동아DB
그러나 SSG 랜더스 김강민(41)은 불혹을 넘어선 지금도 중견수로서 경쟁력을 뽐내고 있다. 팀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KS) 통합우승을 이끈 지난해에도 60경기(35선발)에서 341이닝 동안 중견수로 뛰며 실책은 단 하나도 없었다.
올 시즌에도 중견수 김강민의 존재감에는 큰 변화가 없을 듯하다. 5-1로 승리한 27일 시범경기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중견수로서 녹슬지 않은 수비력을 자랑했다.
김강민은 3-1로 앞선 8회초 1사 만루서 대타로 나서 희생플라이를 날린 뒤 8회말 수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김주성의 큼지막한 좌중간 타구를 끝까지 달려가 글러브에 넣었다. 낮은 포물선을 그리며 뻗는 쉽지 않은 타구였지만, 김강민의 글러브를 피하진 못했다. 투수 백승건은 김강민을 향해 경의를 표했고, 관중들도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손지환 SSG 수비코치 역시 김강민의 호수비를 칭찬했다. 그는 “(김강민이) 워낙 몸 관리를 잘했고, 첫발 스타트가 굉장히 좋다. 오늘 타구는 정말 잘 잡은 것”이라며 “항저우아시안게임 등의 변수까지 고려해 다양한 포메이션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지훈(26)이 풀타임 중견수를 맡을 것이 유력한 가운데, 김강민이 지금의 수비력을 유지한다면 더없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에이징 커브’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순 없다. 전성기에 11차례나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을 정도로 뛰어났던 스피드는 분명 감소했다. 그러나 타고난 타구판단능력과 정확한 송구능력은 여전하다. 스피드의 감소는 국내 최고 수준의 첫발 스타트로 상쇄했다. 김강민이 살아남는 방법이다.
타격에서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김강민은 지난해 정규시즌 84경기에서 타율 0.303(178타수 54안타)을 기록했고, KS에선 3안타 중 2안타를 결정적 홈런으로 장식하며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19타수 5안타(타율 0.263) 1타점으로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김강민에게 ‘한계’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