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줄 이탈’ 전북, ‘응원 지워진’ 전주성의 봄은 있을까? [현장 리포트]

입력 2023-04-02 12: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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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벚꽃이 피는 봄이 왔는데 K리그1(1부) 전북 현대는 스산하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3라운드에 광주FC를 잡고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전북은 4라운드 대구FC와 원정경기에서 0-2로 져 우울하게 A매치 휴식기를 맞았고, 2주 만에 재개된 리그 경기에서 포항에도 져 고개를 숙였다. 고작 1승1무3패, 승점 4로 깊은 수렁에 빠졌다.

총력전이 필요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전북은 콜롬비아~우루과이와 3월 A매치 2연전에 가장 많은 국가대표를 내보냈다. 그러나 대표팀 소집기간 중 왼쪽 풀백 김진수가 요추 부상으로 최소 6주간 이탈하게 됐고, 백승호는 햄스트링 이상을 호소했다. 또 스트라이커 조규성도 종아리를 다쳤다.

아마노 준과 이동준이 부상을 딛고 컴백했으나, 스쿼드 변화는 불가피했다. 김진수의 자리에는 정우재가 들어섰고, 백승호와 조규성을 대신해선 류재문과 하파 실바가 투입됐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포항전에 앞서 “가용자원이 다 나왔다. 홈에선 패하지 않는 경기를 하자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1만2000여 관중이 찾은 ‘전주성’에 안방의 열기는 없었다. 선수들이 입장한 직후부터 홈팬들은 사상 초유의 응원 보이콧에 나섰다. 개막 이후 경기력과 결과 모두 부실한 상황이 거듭된 탓이다. 팬들과 스킨십을 피하는 사무국의 행보도 실망을 샀다. 경기장 곳곳에는 허병길 전북 대표이사와 김 감독을 성토하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끊임없이 “나가라”는 외침이 쏟아졌다.

전반 16분 송민규의 패스를 받은 류재문의 슛이 포항 수비를 맞고 선제골로 연결됐음에도 고요했다. 그 대신 틈날 때면 최강희, 조세 모라이스 감독 등 전직 사령탑들과 이철근, 백승권 등 전직 단장들의 이름이 메아리쳤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득점하고도 웃을 수 없는 전북에 반해 원정팀은 큰 응원을 받았다. 결국 후반 12분 포항 백성동의 동점골이 터졌다. 스코어 1-1이 이어지던 후반 막판까지도 전북은 고통을 당했다. 중앙수비수 박진섭이 포항 골키퍼와 공중볼을 다투다 머리에 충격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고, 수적열세 속에 추가시간 8분 포항 제카에게 역전 결승골을 허용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5경기 중 3패는 전북에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다. 감독으로서 무한책임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으나, 잔뜩 성난 팬들에게 선수단 버스가 가로막히는 수모를 피할 순 없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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