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빈-나성범 없는 KIA, ‘신의 한 수’로 공백 최소화한 사령탑과 최형우

입력 2023-04-02 17: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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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베테랑 타자 최형우가 2일 인천 SSG전 4회초 1사 만루서 대타로 등장해 2-2의 균형을 깨는 2타점 우전적시타를 터트리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주축타자들의 공백을 용병술로 메운 KIA 타이거즈가 시즌 첫 승을 챙겼다.

KIA는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원정경기에서 9-5로 이겼다. SSG가 역대 인천 연고팀 최초로 개막 2연전 매진사례를 쓴 가운데 양 팀은 1승씩을 나눠 가졌다.

이날 김종국 KIA 감독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있었다. 개막에 앞서서는 간판타자 나성범이 왼쪽 종아리 통증으로 엔트리에 들지 못했는데, 주장 김선빈마저 1일 경기 도중 주루 과정에서 왼쪽 발목을 삐끗해 이날 뛰지 못했다. 김 감독은 ‘라인업 구성에 고민이 있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선빈이가 뛰지 못하니 변화가 생겼다. 김규성이 김선빈을 대신해 2루수로, 변우혁이 1루수로 선발출장해 황대인이 지명타자로 이동한다. (1일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최형우는 후반 대기시키려 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판단이 가장 빛난 순간은 4회초였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부터 최형우를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 내세울 요량이었는데, 과감한 용병술이 딱 들어맞았다. 2-2로 맞선 4회초 변우혁~이창진~김호령의 연속출루로 만루 기회를 잡은 KIA는 계속된 1사 만루 김규성 타석 때 대타로 출장한 최형우의 결승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흐름을 탄 KIA는 박찬호~김도영의 잇단 적시타로 격차를 더 벌렸고, 이어진 1사 만루서 황대인의 2타점 2루타로 멀찍이 달아났다.

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2사 1, 2루에서 KIA 김호령이 플라이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내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최형우는 자신을 다소 이른 시점에 과감히 내세운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전날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으나, 이날은 단 한 타석으로 충분했다. 최형우의 적시타 한방은 엎치락뒤치락했던 경기 초반 양상을 정리했을 뿐만 아니라, 나성범-김선빈 없이 타순을 꾸려야 하는 김 감독에게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했다. 이날 제구와 구속(직구 최고 시속 151㎞·최저 142㎞) 모두 들쑥날쑥했던 선발투수 이의리(5이닝 6사사구 3실점 1자책점)에게도 큰 힘이 됐다.

이날 KIA에선 최형우를 비롯해 쾌조의 타격감을 보인 박찬호, 김도영과 더불어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헌신한 김호령 등 주축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려 애쓴 이가 많았다. 5회말 2사 1·2루 위기에선 중견수 김호령이 박성한의 장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았고, 김도영은 이날 주루 도중 왼쪽 발등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 3안타로 맹활약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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