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왕과 허황옥의 ‘사랑’은 어땠을까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3-04-07 1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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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부를 두터운 돌담이 마치 띠를 두르듯 휘감은 모습이 인상적인 분산성, 가야테마파크에서 즐길 수 있는 익사이팅 사이클, 금관가야의 초대 국왕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무덤(위부터 시계방향). 김해 l 김재범 기자

김해로 떠나는 스토리텔링 투어

도시 곳곳에 깃든 2000년 전 러브스토리
가야테마파크 ‘넌버벌 퍼포먼스’ 등 인기
파크 공중 가르는 익사이팅 사이클 ‘짜릿’
김해의 만리장성 ‘분산성’ 노을 뷰 맛집
김해는 유장한 역사의 러브스토리로 이루어진 전설과 설화의 고장이다. 2000년 전 아마 우리나라 첫 국제결혼이었을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과 왕비 허황옥의 이야기가 도시 곳곳에 담겨 있다. 고풍스런 역사의 자취가 언뜻 경주나 부여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그와는 또 다른 느낌, 요즘 표현으로 ‘다른 바이브(vibe)’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조근조근 걸어 다니며 구경할 맛이 나는 도시다.


● 가야 설화 바탕으로 꾸민 테마파크

가야테마파크는 6가야의 맹주인 금관가야가 탄생한 김해의 오랜 역사를 상징하는 관광지이다. ‘6가야의 황금알’ 조형물과 거북이 조형물, 거대한 왕궁 구조물 등 설화를 바탕으로 파크를 구성했다. 드라마 ‘김수로’의 세트장으로 만들었던 건물들로 가야 왕궁을 조성했는데, 왕궁 정문을 들어서면 2층 높이 태극전이 보인다. 태극전에선 AR 체험 전시와 가야유물 전시를 한다.

수로왕 탄생 설화와 허왕후의 사랑이야기를 주제로 만든 넌버벌 퍼포먼스 공연 ‘페인터즈 가야왕국’도 볼 만하다. 역사 테마파크이지만 익사이팅 사이클과 익사이팅 타워 등 익스트림 어트랙션도 갖추고 있다. 그중 22m 높이에 설치한 500m 길이의 와이어를 자전거를 타고 왕복하는 익사이팅 사이클이 재미있다. 아래서 보기보다 꽤 스릴 있고, 넓은 파크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경도 매력이다.


● 노을 뷰 맛집, 김해의 만리장성

가아테마파크 인근에 분성산(327m)이 있다. 파크에서 완만한 오르막을 15분 남짓 걸으면 산 정상부에 마치 석탑으로 띠를 두르듯 돌을 쌓아 올린 분산성(사적 제66호)이 나온다. 일명 ‘김해의 만리장성’으로 불리며 입소문이 난 ‘노을 뷰 맛집’이다. 분산성은 둘레 923m, 폭 8m로 이곳에 오르면 남으로는 김해평야, 서쪽으로는 김해시가지와 양동산성, 그 뒤로는 창원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한다. 특히 해질 무렵의 낙조는 ‘왕후의 노을’이란 별칭과 함께 금릉팔경 중 하나로 꼽힌다.

산 정상의 해은사는 허왕후와 그의 오빠인 장유화상이 무사히 항해를 하도록 풍랑을 막아준 용왕께 감사하는 뜻으로 창건한 절이다. 다른 절에는 볼 수 없는 수로왕과 허왕후의 영정을 봉인한 대왕전이라는 전각이 있다.


●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릉

김해시 중심 서상동에는 금관가야의 초대국왕이자 김해 김씨 시조인 김수로왕(재위 42∼199)의 무덤이 있다. 높이 5m의 원형 봉토 무덤으로 김해 사람들은 납릉(納陵)이라고 부른다. 납릉정문의 화반 위에는 석탑을 가운데 두고 두 마리의 물고기가 마주 보는 문양(신어상 또는 쌍어문)이 있다. 허왕후가 인도에서 왔다는 증거 중 하나라고 한다.

수로왕릉서 북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구산동에는 수로왕비릉이 있다. 가야 건국 설화가 탄생한 구지봉과 인접하고 동쪽으로 분산성을 바라본다. 수로왕비릉 앞의 파사각에는 허황옥이 바다를 건너 올 때 싣고 온 돌탑, 파사석탑이 있다. 탑 같지 않고 그냥 돌덩어리를 그냥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허왕후의 신비한 기운이 깃들었다고 사람들이 몰래 탑을 깨 조각을 가져가는 바람에 모양이 이상해졌다고 한다.

김해|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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