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선수들이 1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허탈해하고 있다. ‘전통의 명가’라는 말이 무색하게 중하위권에 머물며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큰 야유와 함께 한 전북 현대가 1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수원FC에 0-1로 졌다. 이제는 익숙해진 패배와 함께 승점 7(2승1무4패)에 묶인 전북은 중위권 도약에 실패했고, 2연승의 수원FC는 두 자릿수 승점(10점·3승1무3패)을 만들며 치고 올랐다.
전반 26분 치명적인 실수가 승부를 갈랐다. 상대 지역에서 공격을 전개하던 송민규의 힐패스가 엉뚱한 곳으로 흘렀다. 수원FC 라스가 편안히 공을 잡은 뒤 전북의 문전까지 과감히 돌진하다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뚫었다.
전북은 대대적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운이 없었다. 전반 종료 직전, 한교원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이 뼈아팠다. 후반 들어 백승호과 이동준을 동시 투입해 중원과 측면에 힘을 주고 매섭게 몰아쳤으나 끝내 득점에 실패했다.
이날도 전북은 거의 응원을 받지 못했다. 항상 상대에 위압감을 주던 팬들은 사라진지 오래다. 대신 줄기차게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이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후반전 맹렬한 공격이 계속될 때 종종 큰 응원이 나왔으나 이미 꺾인 사기를 되살리긴 어려웠다.
전북 김상식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당연하게도 김도균 수원FC 감독의 공략 포인트였다. “전북다운 모습이 나오지 않고 있다. 위축됐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이용하겠다.” 시나리오대로였다. 역시 전북은 조급할 뿐 냉정하지 못했다.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세밀함이 지워졌다.
거듭 겹치는 공격 동선, 반복되는 실책, 상대 역습에 전혀 압박을 가하지 못하고 뒷걸음질치던 수비가 전북의 현실이다. 대량실점을 막아낸 골키퍼 김정훈의 선방 쇼로 위안 삼기엔 자존심의 상처가 너무 깊다.
김상식 감독의 절친인 김도균 감독조차 “좋지만 한편으론 씁쓸했다”는 소감을 전할 정도로 전북은 너무도 빨리 역대급 위기에 처했고, 더욱 최악인 것은 반전의 기미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 아까운 시간만 하염없이 흐르고 있다.
수원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