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로하스. 스포츠동아DB
출발은 순조로운 듯했다. 시범경기 11게임에서 타율 0.400(30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한 데 이어 정규시즌 개막전이었던 1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연장 11회말 끝내기 3점홈런을 포함해 2안타 5타점의 맹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4년간(2019~2022년) 중심타자로 활약했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대체자로서 걸맞은 첫인상이었다. 한국문화에 빠르게 적응한 모습도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19일까지 14경기에서 로하스가 거둔 성적은 타율 0.159(44타수 7안타), 3홈런, 9타점, 출루율 0.275에 불과하다. 개막 2연전 이후 줄곧 타율이 1할대를 맴돌고 있다.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홈런을 날리며 반등 기미를 보였지만, 여전히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이날 6-7로 뒤진 9회초 1사 2루 기회에선 왼손투수 김범수가 나오자 대타 신성현으로 교체되기도 했다. 좌투수 상대 7타수 무안타(3삼진)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본인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겠지만, 두산으로서도 로하스가 살아나야 타선의 퍼즐을 맞출 수 있다. 양석환, 김재환, 양의지 등 중심타자들의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누군가 파괴력을 더하면 훨씬 강력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중심타선을 받쳐줄 수 있는 최적임자로 꼽혔던 터라 로하스의 부진은 더욱 뼈아프다.
이승엽 두산 감독 또한 로하스의 부활을 바라고 있다. 그는 “로하스가 개막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상대 배터리가 피하는 피칭을 할 때가 있다”며 “그 때 한 번씩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서 헛스윙 비율이 올라갔다고 본다. 스스로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로하스의 능력은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며 “외국인타자가 살아야 타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타격과 트레이닝 파트에서 전폭적으로 돕고 있다. 좋아질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