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현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셀틱은 8일(한국시간) 영국 에딘버러 타인캐슬파크에서 끝난 하츠 오브 미들로시언과 2022~2023시즌 스코티시 프리미어십 3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0으로 이겨 승점 95(31승2무1패)로 조기에 우승을 확정했다. 압도적 우승 레이스를 펼친 셀틱은 남은 4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오랜 라이벌인 2위 레인저스(26승4무4패·승점 82)에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지난 시즌에 이어 2연패를 이룬 셀틱은 통산 53차례 리그 정상에 섰다. 다만 아직은 레인저스가 55회로 앞선다.
오현규도 팀의 조기 우승에 힘을 보탰다. 후반 23분 일본 공격수 후루하시 교고가 선제골을 뽑은 가운데 후반 25분 교체 투입된 오현규는 10분 뒤 애런 무이의 왼쪽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며 발을 갖다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리그 3호이자 시즌 4호 골(스코티시컵 1골 포함)이다.
올해 1월 K리그1 수원 삼성을 떠나 셀틱 유니폼을 입은 오현규는 이적 직후인 2월 리그컵에서도 우승을 맛본 바 있다. 여기에 리그 정상 등극의 기쁨을 보탰다. 유럽무대에 데뷔한지 5개월도 채 되지 않아 더블(2관왕)을 찍은 오현규는 다음달 4일 인버네스와 스코티시컵 결승전을 앞두고 있어 트레블(3관왕)까지 가능하다. 유럽무대를 누빈 한국선수의 트레블 성공은 아직 한 번도 없었다.
리그 우승 확정 직후 오현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항상 감사드린다. 보다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 계속 노력할 것이고 더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며 국내 팬들과 기쁨을 나눴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부분은 오현규의 성장속도다. 아직은 후루하시의 백업 자원으로 그라운드를 밟고 있지만, 그리 길지 않은 출전시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집중력으로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 중이다. 16경기에서 4골은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만약 프리시즌까지 정상적으로 소화해 팀 전술, 동료들과 호흡에 좀더 익숙했더라면 전혀 다른 구도가 형성됐을 것으로도 보인다.
축구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 또한 오현규의 연착륙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지난달 유럽 곳곳을 방문해 태극전사들을 점검한 클린스만 감독은 스코틀랜드도 직접 찾아 오현규를 격려했다. 일본대표팀이 거듭 외면하고 있는 후루하시와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2022카타르월드컵에 예비엔트리로 동행했던 오현규는 ‘클린스만호’의 데뷔무대인 콜롬비아~우루과이와 3월 A매치 2연전에 교체로 출전해 번뜩이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페루~엘살바도르로 이어질 6월 A매치 2연전 소집도 유력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