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김병수 신임 감독. 사진제공 | 수원 삼성
K리그1 수원 삼성 김병수 신임 감독(53)의 취임사는 짧고 굵었다. 소방수로서 자신의 임무가 막중하다는 사실을 통감하면서도 선수들이 부담 없이 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K리그2 강등 위기에 처한 수원은 김 감독이 펼칠 축구에 K리그1 잔류 여부가 달려있는 암담한 상황에 처해있다.
김 감독은 8일 경기도 화성의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누구라도 두려울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취임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수원은) 현재 공수 밸런스가 깨졌다. 조금씩 변화를 주면서 자신감을 갖고 나아지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내년 말까지 예정된 수원과 김 감독의 동행은 서로에게 큰 도전이다. 수원은 사상 첫 2부 강등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서 1년 6개월간 야인으로 지낸 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김 감독은 과거 서울 이랜드와 강원FC 사령탑을 맡았지만, 두 번 모두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사임한 만큼 수원 감독직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다행히 수원은 5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1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0으로 이겨 개막 10경기 연속 무승(2무8패)의 사슬을 끊었다. 여전히 최하위지만 조금씩 반등 요소를 갖추고 있다. 김 감독은 관중석에서 수원의 첫 승을 지켜봤다.
그는 생존을 우선으로 한 처방을 내렸다. 구단 사정에 밝은 기존 오장은 코치와 주닝요 피지컬코치를 유임했다. 또 주승진 스카우트와 신화용 유스팀 골키퍼코치를 각각 수석코치와 1군 코치로 불렀다. 7일에는 선수단과 상견례를 하며 훈련을 지켜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올해 힘든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면 내년은 의미가 없다. 여유가 생겨야 장기적 목표를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구단과 깊은 대화는 하지 않았지만 선수단 파악 후 다가올 여름이적시장에서 취약점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열심히 노력해 팬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 선수들에게도 이미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 할 일을 하자고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