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인데도 미워할 수 없다. JTBC ‘닥터 차정숙’ 김병철이 코믹한 캐릭터로 시청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진제공|JTBC
‘닥터 차정숙’서 막장·코믹 연기
“어려운 캐릭터 잘 살렸다” 호응
배우 김병철이 새로운 ‘코믹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을 통해 아내 엄정화를 무시하고, 의대 동기 명세빈과 불륜해 혼외자까지 낳은 ‘비호감’ 캐릭터를 우스꽝스럽게 그리면서 시청자의 호감을 끌어올렸다.“어려운 캐릭터 잘 살렸다” 호응
드라마는 20년 만에 의사의 꿈을 다시 펼치기 위해 레지던트 생활을 시작한 엄정화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15%대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김병철은 구산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이자 엄정화의 잔소리꾼 남편 서인호 역으로 등장한다.
관심 없던 아내 곁에 젊은 간담췌외과 전문의 민우혁이 맴돌자 금세 질투하는 속 좁은 캐릭터다. 가정의학과 교수 명세빈과의 내연 관계로 ‘막장’ 요소도 펼친다. 그럼에도 무표정한 얼굴로 코믹 연기를 펼치면서 시청자 사이에서는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손꼽히고 있다. 아내의 레지던트 탈락 소식에 클래식 음악에 맞춰 표정 변화 없이 어깨춤을 추거나, 술에 취한 채 막춤을 추다가 동료들 앞에서 엄정화에게 “여보!”를 외치는 장면 등이다.
이 같은 관심에 힘입어 화제성 조사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TV·OTT 통합 출연자 화제성’에서 SBS ‘낭만닥터 김사부3’ 안효섭 등 청춘스타들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재평가 기회까지 맞으면서 유튜브에서는 “파국이다”라는 대사를 유행어로 만든 tvN ‘도깨비’, JTBC ‘스카이 캐슬’ 등 그의 전작 주요장면들이 쇼츠(짧은 동영상)로 제작돼 연이어 올라왔다. 2019년 tvN ‘쌉니라 천리마마트’에서 해바라기, 인면조 등 기상천외한 분장 장면을 모은 영상에는 “‘닥터 차정숙’ 보고 왔다”는 이용자의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