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이승현. 스포츠동아DB
지금까지 과정은 순조롭다. 15일 현재 15경기에서 1승1패3세이브, ERA 4.61을 기록 중이다. 대량실점한 2경기의 여파가 크지만, 11경기에선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컨디션 난조를 보인 ‘끝판대장’ 오승환(41)을 대신해 마무리투수로 낙점된 것도 가치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승현은 시속 140㎞대 후반인 직구의 구위가 뛰어나고, 슬라이더와 커브 또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스스로도 “직구의 구위와 변화구의 각도, 커브의 움직임은 내가 지닌 경쟁력”이라고 자신한다. 앞선 투수로부터 물려받은 주자 11명 중 2명만 홈에 들여보낸 기록도 그의 안정감을 보여주는 지표다.
처음 중책을 맡았을 때는 오승환의 대체자라는 수식어만으로도 부담이 컸다. 그러나 오승환으로부터 직접 장문의 응원 메시지를 받는 등 동료들의 격려가 이어진 덕분에 자신감을 회복했다. 최근에는 트레이드로 합류한 김태훈과 짐을 나누면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이승현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어린 시절 시민야구장에서 (오)승환 선배님을 보며 야구를 해왔다. 처음에는 내가 이 자리(마무리)를 맡아도 될까 생각했다. 부담이 컸다”고 돌아봤다. 이어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은 편이라고 느끼기에 이제는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생각이 많아지면 스스로 힘들어진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팀의 승리만 바라보며 달린다. 그는 “항상 팀이 이길 수 있게 최선을 다할 뿐이다. 좋은 모습만 보일 수 있도록 잘해야 한다”고 다부진 의지를 전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