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인복은 퓨처스(2군)팀 홈구장인 김해 롯데상동야구장에서 순조롭게 재활하고 있다. 상동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1월 말 오른쪽 팔꿈치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선발투수 이인복(32·롯데 자이언츠)이 퓨처스(2군)팀의 홈구장인 김해 롯데상동야구장에서 복귀 준비에 한창이다. 이제 90~100%까지 힘을 싣고 재활 투구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는 상태다. 이번 주 라이브피칭에 들어간 뒤에는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실전감각을 키울 계획이다.
당초 롯데 구단 관계자는 5~6월 중 복귀를 예상했는데, 실제 재활도 순조롭게 진행돼 이달 말이나 6월 초 복귀 가능성이 크다. 이인복은 “몸 상태는 다 됐다고 본다”며 “원래 ‘5월 말 실전에서 던지자’고 목표를 잡았는데, 계획대로 돼가고 있다. 팀이 지난해와는 달라진 게 느껴지는데, 나도 빨리 1군에 올라가 도움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확실한 지원군 생기는 롯데 마운드
이인복은 지난해 26경기(선발 23경기)에 등판해 9승9패1홀드, 평균자책점(ERA) 4.19로 활약했다. 안정적 제구와 주무기 투심패스트볼로 땅볼을 잘 유도했다. 수비가 뒷받침하지 못했거나 경기당 2.87점(팀 내 최저 2위)에 그친 득점지원으로 인해 두 자릿수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롯데에는 큰 수확이었다. 활약을 인정받아 지난해 8500만 원에서 70.6% 오른 1억4500만 원에 올해 연봉 계약을 마쳤다. 입단 9년 만에 처음 받는 억대 연봉이다.
이인복은 올 시즌 초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불안요소가 적잖은 롯데 마운드에는 분명한 기대요소다. 롯데로선 단순히 경쟁 시너지뿐만 아니라 기복에 따라 차례로 휴식을 줄 수 있는 선수층도 얻을 수 있다. 이인복은 “좋은 시기에 다쳐 처음에는 마음이 싱숭생숭했지만, 그래도 ‘낫기만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늘 있었다”며 “선의의 경쟁도 하게 될 텐데, (박)세웅이와 (한)현희, (나)균안이와 서로 피드백도 주고받으면서 같이 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 유강남.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한 14년만인 것 같은데요?”
이인복이 1군 복귀를 바라는 또 다른 이유는 포수 유강남(31)이다. 둘은 서울고 시절 배터리를 이룬 1년 선·후배 사이다. 고교 졸업 이후 이인복은 연세대~롯데, 유강남은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게 돼 떨어져 지낸 시간이 길었다. 까까머리 고교 시절 호흡을 맞추던 둘이 한 팀에서 배터리로 뛸 순간도 이제 머지않았다.
이인복은 “(유)강남이는 어릴 때부터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좋은 선수였다. 포수로서 책임감, 자부심이 정말 강했다. 투수와 호흡에도 늘 진심이었다”며 “재활하다 1군 경기를 보면, 강남이의 프레이밍을 한 번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곤 했다. 돌아가면 강남이에게 부탁해 시합 전에 한 번 피칭을 해보고 싶다. 얼른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밝혔다.
유강남은 “(이)인복이 형이 오면 투수 파트는 지금보다 숨통이 더 트일 것”이라며 “난 사람의 감각적 부분들을 기억하는 편인데, 형은 고교 시절에도 제구가 좋은 투수였다. 형이 가진 투심패스트볼을 함께 잘 활용해보고 싶다. 그뿐만 아니라 한 구종에만 치중하지 않고 다른 여러 구종도 잘 섞어 구사할 수 있는 투수니 포수로서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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