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꼬리표 떼나? ‘5월 타율 0.425’ KT의 뜨거운 타자 문상철

입력 2023-05-17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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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문상철. 스포츠동아DB

KT 문상철. 스포츠동아DB

주축선수들 가운데 부상자가 나오면 해당 포지션의 백업 멤버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살려야 1군에서 살아남을 수 있고, 주전경쟁에 불씨를 당길 수도 있다.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잘해야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 이런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KT 위즈의 대기만성형 타자 문상철(32)이 올 시즌에는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가고 있다.

문상철은 16일 잠실 LG 트윈스전까지 올 시즌 24경기에서 타율 0.353(68타수 24안타), 4홈런, 14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올해도 시즌 개막은 2군에서 맞았다. 1군에서 부상자가 쏟아지자 지난달 12일 콜업된 그는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잠재력을 터트리고 있다.

4월 성적은 14경기에서 타율 0.250, 1홈런 6타점으로 평범했다. 선발보다는 교체로 나선 경기가 많았다. 그러나 5월 들어 확실히 달라졌다. 10경기에 모두 선발출전해 타율 0.425(40타수 17안타), 3홈런, 8타점을 올리며 중심타선에서 힘차게 배트를 돌리고 있다. 3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4안타 경기도 펼쳤다.

문상철은 KT의 창단 멤버다. 신생팀 특별지명으로 KT 유니폼을 입었을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프로무대는 녹록치 않았다. 거포 본능을 뽐낸 날도 있었지만, 꾸준하진 못했다. 가장 좋은 성적을 남긴 것은 2020시즌이었다. 74경기에서 타율 0.260, 8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 0.461, 출루율 0.314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그러나 이후 두 시즌은 다시 1, 2군을 오가는 선수에 머물렀다. 당연히 1군에서 출전 기회도 많지 않았다. 그 사이 꾸준히 포지션 경쟁자들은 늘어났고, 문상철은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3회초 1사 2루 KT 문상철이 역전 2점 홈런을 친 후 3루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에서 3회초 1사 2루 KT 문상철이 역전 2점 홈런을 친 후 3루코치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올해는 다르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살리고 있다. 문상철은 핵심타자들이 줄줄이 빠진 상황에서 팀을 지탱했다. 그가 고군분투하자 KT 이강철 감독은 부상자들이 모두 돌아와도 꾸준히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을 품기에 이르렀다.

팀을 대표하는 타자인 박병호(37)도 문상철의 반등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자신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어서다. 박병호 역시 거포 유망주였고,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거듭나기까지는 다소 긴 시간이 걸렸다. 박병호는 “문상철이 최근 너무 잘하고 있다. 더 잘하려다 보면 페이스가 꺾일 수도 있는 만큼 한 경기에 3타수 1안타를 친다는 생각만 하라고 조언한다”며 “요즘 가장 뜨거운 타자는 단연 문상철이다. 보기 좋다”고 응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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