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선수상 상금까지 전액 기부…신한은행 김지영의 ‘몰래한 선행’ [바스켓볼 피플]

입력 2023-05-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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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가드 김지영. 사진제공 | 인천 신한은행

인천 신한은행 가드 김지영(25)은 코트를 밟을 때마다 엄청난 활동량을 뽐낸다. 체력이 떨어져 힘들 법한데도 미소를 잃지 않고 적극적으로 뛰는 모습은 그가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다. 신한은행이 2022~2023시즌을 마친 뒤 유승희(아산 우리은행)와 트레이드를 통해 김지영을 영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젊고 에너지 레벨이 높은 팀 컬러에 딱 맞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알고 보니 김지영은 ‘선행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데뷔 초인 2016년부터 꾸준히 기부활동을 했고, 최근에는 3월 열린 WKBL 정규리그 시상식 때 받은 모범선수상 상금(100만 원)도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18일 스포츠동아와 연락이 닿은 그는 “사실 내가 상을 받는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그래서 놀라기도 했다”며 “모범선수상은 기록보다는 경기 외적으로 좋은 면을 많이 봐주셔서 선택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좋은 의미로 기부를 하는 게 맞다”고 웃었다.

김지영의 선행은 2016년 9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추석 사랑의 쌀 나눔’ 행사 때 처음 기부를 했다. 그 뒤에도 출전한 1경기당 10㎏의 쌀을 고향인 인천광역시의 한 행정복지센터에 후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후원한 쌀만 무려 1210㎏에 달한다. 코트를 밟아야 후원이 가능한 만큼 본인의 동기부여 또한 상당하다. 그밖에도 복지센터에 쌀과 상품권을 기탁하는 등 남몰래 선행을 이어왔다. 김지영의 보수 총액은 8500만 원으로 억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과 비교하면 적은 액수지만, 이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진제공 | WKBL


“사실 처음에는 스스로 기부를 생각했던 건 아니다. 주위의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 농구를 했고, 아버지께서도 ‘팬들께 사랑받는 만큼 베풀어야 하지 않냐’고 조언해주셨다. 그 이후부터 동네에 몰래 기부를 하고 있었는데, 그게 알려지게 됐다. 솔직히 엄청난 부자들처럼 많이 기부할 순 없지만, 어려우신 분들께 좋은 방향으로 비춰졌으면 좋겠다. 또 농구선수가 기부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농구를 더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함께 기부해달라’고 손을 내미신 팬들도 계신데,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기부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신한은행도 19일 인천중구장애인복지관을 방문해 재활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생활물품을 나누는 시간을 마련한다. 선수단과 사무국 직원들이 모두 함께한다. 당연히 김지영도 동참한다. 신한은행 구단 관계자는 “김지영 선수의 사연을 전해 듣고 연고지에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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