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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가능한 최대 인원인 28인 안에서 기존의 1군 전력과 함께 퓨처스(2군)팀에서 콜업한 선수도 적지 않다. 1군 경험이 전혀 없었거나 갓 정식선수로 전환된 육성군 출신도 엔트리 등록에 그치지 않고, 출전 경험까지 쌓으며 팀 전체가 살아 숨쉬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4월 1일 개막부터 이달 23일까지 롯데가 1군 엔트리에 등록한 인원은 26명인데, 이 중 만 25세 이하 선수는 총 15명에 달한다. 부상 끝에 복귀한 인원은 황성빈 1명에 불과하다.
●“더 구체적이고, 더 큰 목표가 생겼어요”
롯데는 1군 경험이 유망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안다. 올해 육성선수로 입단한 외야수 윤수녕, 내야수 배영빈, 포수 서동욱을 비롯해 여러 젊은 선수를 1군 엔트리에 포함하고, 그 중 윤수녕, 서동욱 등을 상황에 따라 실전에도 투입한 배경에는 더 큰 동기를 심기 위한 면도 있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퓨처스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에게 기회를 주면 궁극적으론 선수의 성장과 선수층 강화에도 효과가 크다. 선수는 퓨처스팀에 돌아가도 더욱 큰 동기를 갖고 뛰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가 위닝시리즈로 마친 12~14일 수원 KT 위즈와 3연전 중에는 엔트리 활용이 더욱 돋보였다. 선발포수로 박세웅과 호흡한 서동욱, 데뷔 첫 타석에서 적시타를 친 윤수녕,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해 성공적 데뷔전을 치른 박영완이 소중한 1군 경험을 쌓고 퓨처스팀으로 돌아갔다. 박영완은 “더욱 구체적이고, 큰 목표가 생겼다”며 “다음에는 1군에 계속 머물러 사직구장에서 인터뷰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수녕은 “퓨처스팀에 돌아가도 ‘빨리 1군에 다시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뛸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 김동혁. 스포츠동아DB
●“이 곳이 ‘진짜 경쟁터구나’ 싶어요”
롯데 퓨처스팀 홈구장인 김해 롯데상동야구장에서는 안주하거나 눌러앉는 선수를 찾을 수 없다. 상동구장은 2019년 이후 성장이 더디거나 정체된 선수들이 팀을 떠난 뒤, 기회를 필요로 하는 젊은 선수들로 차기 시작했다. ‘선수의 실력 향상에는 1군 벤치에 앉아 있는 것보다 퓨처스리그 타석과 마운드에 서 계속 뛰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실현되면서 선수들의 경쟁심도 강해졌다.
올해 전역 후 상동구장에 처음 합류한 김동혁은 “모두 1군에 올라갈 생각만 한다. 매사에 절실하다. 여기가 ‘진짜 경쟁터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종운 롯데 퓨처스 감독은 “경쟁심들이 뛰어나니 서로에게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1군에는 선수단 상황에 따라 값진 경험을 쌓고도 기회를 꾸준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잖은데, 벤치에만 앉아 있게 하지 않은 영향이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