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버틴 이유의 절반’ LG 임찬규의 키워드…“좌절금지+되는대로” [베이스볼 피플]

입력 2023-05-24 1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LG 임찬규. 스포츠동아DB

LG 임찬규.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 임찬규(31)는 올 시즌을 앞두고 큰 도전을 택했다. 지난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지만, 권리 행사를 1년 연기했다. 2018년과 2020년 규정이닝과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등 선발투수로서 경쟁력을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23경기에서 6승11패, 평균자책점(ERA) 5.04로 부진했던 까닭에 올 시즌 ‘FA 재수’에 나서기로 했다.

당초 그에게 주어진 역할은 롱릴리프였다. 김윤식, 이민호, 강효종이 먼저 선발로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이민호의 부상과 강효종의 부진으로 선발진에 공백이 발생하자, 임찬규에게 기회가 돌아왔다.

익숙한 보직인 터라 적응기는 불필요했다. 시즌 첫 선발등판이었던 4월 1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3.1이닝 1실점으로 기록한 뒤 5경기에서 4승무패, ERA 1.32(27.1이닝 4자책점)의 호투를 펼쳤다. 최근의 흐름만 놓고 보면 국내 선발투수들 중 가장 안정적이다. 시속 140㎞대 중반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지니고 있는 데다 풍부한 경험을 통해 터득한 경기운영능력까지 뒷받침되니 최상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도 크게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염 감독은 “투수 쪽에 부상자가 많고 무너진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축을 만들어준 것은 (임)찬규의 역할이 50% 이상”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찬규가 없으면 어쩔 뻔했나. 찬규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오고 있다. 찬규가 준비를 잘한 게 투수 파트에선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임찬규 역시 “감독님이 안 계셨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며 “구속에 대한 부담보다는 ‘네 변화구를 살리라’고 하셨다. 젊은 선발투수들의 뒤를 받쳐주길 원하셨기에 선발 보직이나 이닝 등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내 색깔을 찾게 됐다”고 화답했다.

LG 임찬규. 스포츠동아DB

LG 임찬규.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매 순간이 특별하다. 과거에는 10승을 거둘 때도 투구에 기복이 있었다. 그 탓에 100%의 믿음을 주진 못했다. 올해는 선발 전환 이후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임찬규는 “그동안은 내가 붙잡아야 하는 것들을 생각했다가 놓치면 좌절하곤 했다”며 “이제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든 내 공만 던지자고 생각했다. 나는 18.44m의 거리에서 투구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하고 공을 던지는 데만 집중했다”고 털어놓았다.

선발 보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내려놓았다. 그는 “상황이 돼서 (이)민호 등 젊은 투수들이 나오면 내가 중간에서 힘이 되는 것도 좋다. 팀이 필요한 자리를 메우는 게 내 일이다. 대체선발로 나섰을 때 지금처럼 던지는 게 더 멋있지 않느냐”며 활짝 웃었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