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 업그레이드’ LG 필승조 정우영 스텝-업 위한 키워드

입력 2023-05-25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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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정우영.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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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정우영(24)은 프로에 데뷔한 2019년부터 꾸준히 팀의 필승계투요원으로 활약 중이다. 무브먼트가 심한 시속 150㎞대 중반의 강력한 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늠름하게 버텼다. 낮은 팔각도와 예측하기 어려운 무브먼트로 사실상 ‘원 피치’에 가까운 투구를 하면서도 살아남은 비결이다. 지난해에는 67경기에서 2승3패35홀드, 평균자책점(ERA) 2.64를 기록하며 홀드 부문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그러나 올 시즌 상황은 조금 다르다. 24일까지 성적은 21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8홀드, ERA 4.58이다. 지난해까지 통산 ERA가 2.94였음을 고려하면 분명 아쉬운 성적이다. 투심패스트볼의 평균구속이 151.5㎞에 달했던 지난해에는 구사 비율을 무려 92%까지 올리고도 살아남았지만, 올해는 147.6㎞로 감소한 까닭에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다행히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8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24일 인천 SSG 랜더스전까지 4연속경기 무실점을 기록했다.

여전히 메인 메뉴는 투심패스트볼이지만, 커브의 구사 비율을 늘리며 답을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까지는 투심패스트볼을 뒷받침할 변화구로 슬라이더를 택했지만, 두 구종의 구속 차이가 10㎞ 안팎이다 보니 타자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평균구속 130㎞대 초반의 커브를 제2구종으로 선택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체인지업도 연마하고 있지만, 투심패스트볼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기에 완성도가 높은 구종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평가다. 슬라이더를 과감하게 배제하고 투심패스트볼과 구속 차이가 큰 커브에 집중하는 배경이다.

커브의 구사 비율이 증가하면, 상대 타자와 수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정우영과 맞붙는 상대 타자들은 대부분 머릿속에 투심패스트볼을 그리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구종이 들어오면 그 자체로 노림수가 흔들릴 수 있다. 염경엽 LG 감독이 “볼이 되더라도 제2, 제3의 구종을 꾸준히 던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랫동안 꾸준한 성적을 내기 위해서라도 고려해볼 만한 과제다.

염 감독은 정우영의 이 같은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평균구속이 떨어졌어도 최고구속 150㎞는 가능하다. 결국 제구력이 관건”이라며 “이제는 커브가 늘었고, 체인지업도 던진다. 커브의 각이 아주 좋다”고 밝혔다. 이어 “타자들도 (정)우영이가 커브를 던지면 반응을 안 한다”며 “지금도 투심패스트볼의 구사 비율이 70%가 넘으니 스트라이크존에 커브를 던지면 훨씬 수월해진다. 결국 본인이 받아들여야 하기에 투수 파트에서도 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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