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양의지(왼쪽), 삼성 강민호. 스포츠동아DB
“형이 벌써 4개나 했더라고요. 분발하겠습니다.”
한국야구를 이끈 포수 강민호(38·삼성 라이온즈)와 양의지(36·두산 베어스)가 흥미로운 대결로 눈길을 끌고 있다.
양의지는 올 시즌 삼성과 맞대결 도중 만난 강민호와 전광판을 보다가 한 가지 내기를 제안 받았다. 당시 도루 개수가 2개로 동일한 사실을 발견한 강민호가 내기를 제안했다. 양의지는 “(강)민호 형이 전광판을 보더니 ‘너도 도루 2개 했냐. 나도 2개다’라며 ‘시즌이 끝날 때 누가 더 많이 했는지 한 번 보자’고 했다”고 밝혔다.
강민호가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4호 도루를 기록한 가운데, 양의지는 7일 잠실 한화전에서 시즌 3번째 도루에 성공했다. 3-3으로 맞선 7회말 2사 1·3루서 1루주자였던 양의지는 양석환 타석 때 기습도루에 성공했다. 상황을 인지한 한화 배터리가 그를 잡으려 했지만, 양의지가 2루에 거의 닿을 때쯤 투수 강재민이 1루에 던져 도루가 완성됐다. 양의지는 “벤치에서 작전이 나와 뛰었는데, 상대방이 견제를 해 순간 당황했다. ‘걸리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2루에 들어갔다. 얼떨결에 도루 1개가 추가됐다”며 웃더니 “민호 형은 벌써 4개나 했더라. 나도 분발해야겠다”고 말했다.
이들 2명은 발이 빠르거나 도루에 능한 선수가 아니다. 한 시즌 도루 개수는 대체로 5개 안팎에 그치는데, 주로 상대방이 허점을 크게 노출하거나 수비 위치상 성공 확률이 높을 때 뛴다. 개수 자체는 많지 않아도 한 번 성공하면 7일 경기에서처럼 승리기여도가 높은 플레이가 되곤 한다.
이날 도루로 개인통산 49도루를 쌓은 양의지는 ‘올해 목표로 하는 도루 개수는 몇 개인가’라는 농담 섞인 질문에 “큰 욕심은 없다”며 “지금 통산 50도루까지 1개만을 남겨놓고 있다. 한 번 뛰기도 정말 쉽지 않은데, 이 기록을 볼 때면 늘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고 답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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