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으로 ‘빅이어’ 거머쥔 과르디올라, 강렬했던 맨시티…이보다 더 위대할 수 없다

입력 2023-06-11 1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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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가 역사적인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맨체스터시티는 11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파이널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을 1-0으로 꺾고 우승상금 2000만 유로(약 278억 원)를 챙겼다.

통산 68번째 유럽 챔피언을 결정한 한방의 주인공은 이번 대회 11경기에서 12골을 몰아친 엘링 홀란도, 어시스트 7개를 기록한 케빈 데 브라위너도 아니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로드리(이상 맨체스터시티)가 해결사가 됐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23분 상대 문전 한복판에서 흘러나온 볼을 오른발로 정확히 차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맨체스터시티는 모든 것을 얻었다. 아스널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제패하고, ‘연고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따돌리고 FA컵을 품은 데 이어 단판승부의 최강자로 정평이 난 인터 밀란마저 잠재우며 ‘빅이어(UCL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자국리그와 유럽무대를 모두 평정하며 ‘트레블’을 달성한 8번째 클럽이자, 10번째 사례다. 잉글랜드 클럽으로는 1998~199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2번째다. 맨체스터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2008~2009시즌 FC바르셀로나(스페인) 재임 때에 이어 개인통산 2번째 트레블을 이뤘다. “꿈이자 집착”이란 짧고 굵은 표현으로 UCL 타이틀을 향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던 그는 “피곤했으나 완벽하고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 우리는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대단한 성과를 얻었다. 휴식을 취하고 다음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놀라운 행보였다. 맨체스터시티는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13경기에서 32골을 몰아치며 무패(8승5무) 우승에 성공했다. 반면 인터 밀란은 트레블을 달성한 2009~2010시즌 이후 13년만이자, 통산 4번째 UCL 우승 일보직전에서 아쉽게 물러섰다.

분위기 상으로는 맨체스터시티가 불리했다. 점유율에선 60대40(%), 공격 시도에선 23대9(회)로 크게 앞섰으나 경직된 플레이로 결정적 찬스를 만들지 못한 가운데 전반 35분 데 브라위너가 허벅지 통증으로 교체됐다. 2년 전의 악몽이 떠올랐다. 당시 첼시와 UCL 파이널에서 후반 초반 데 브라위너가 안와골절로 교체되면서 0-1로 패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운도 따라줬다. 로드리의 득점 직후 인터 밀란 디 마르코의 결정적 헤더가 크로스바를 때렸다.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왕족 만수르의 인수와 함께 빠르게 도약한 맨체스터시티의 이전 유일한 유럽 타이틀은 1969~1970시즌 컵위너스컵이었다. 만수르 구단주는 이날 이스탄불 현장을 찾아 오랜 정성이 결실을 맺는 순간을 지켜봤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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