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안우진. 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4)이 달콤한 휴식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11일 만에 선발등판한 1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7이닝 5안타 무4사구 9탈삼진 1실점 쾌투로 시즌 4승(4패)째를 챙겼다. 올 시즌 9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작성했다.
안우진은 지난달 3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키움은 풀타임 선발투수들에게 지난해부터 순서대로 정해진 휴식을 부여하며 컨디션을 관리해왔다. 이에 따라 1선발 안우진도 올 시즌 전반기 첫 휴식을 취하게 됐다.
휴식의 효과는 분명했다. 안우진은 6연승을 달리고 있던 KT 타선을 상대로 무려 9개의 탈삼진을 추가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7㎞까지 나왔다. 여기에 날카로운 슬라이더, 큰 각으로 떨어지는 커브까지 섞어 KT 타자들을 요리했다.
안우진은 11일까지 올 시즌 12경기에서 74.1이닝을 던지며 96개의 삼진을 잡았다. 평균자책점(ERA)은 1.82다. 흥미로운 대목은 단연 탈삼진 기록이다. 선발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었는데도, 여전히 리그 전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안우진에 이어서는 NC 다이노스 외국인투수 에릭 페디가 89탈삼진으로 2위다.
현재와 같은 페이스라면, 안우진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탈삼진 1위에 오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안타깝게 놓친 대기록에도 다시금 도전해볼 수 있다. 바로 단 1개 차이로 놓쳤던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안우진은 2022시즌 224탈삼진을 기록하며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2위에 올랐다. 1위는 2021년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였던 아리엘 미란다의 225탈삼진이다. 안우진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8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대기록에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불과 1개 차이로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를 놓쳤다.
재도전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안우진은 올 시즌 곧장 다시 도전장을 내던진 모습이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로 탈삼진을 쌓아가고 있다.
안우진은 2022시즌 12경기에 선발등판했을 당시 탈삼진 90개를 적립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같은 12경기에서 벌써 96삼진을 잡았다. 전반기 100탈삼진 돌파는 거의 확정적인 상황이다. 후반기에도 현재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225탈삼진에 도전해볼 만하다.
안우진은 올 시즌 들어 변형 슬라이더의 일종인 ‘슬러브’를 실전에서 종종 사용해 타자들의 머리 속을 더욱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신무기까지 장착한 만큼, 그의 ‘K 퍼레이드’는 선발등판할 때마다 한층 더 흥미롭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