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앞두고 시즌 치르는 KT 배제성 “모든 걸 쏟아낸다는 각오뿐” [베이스볼 피플]

KT 배제성. 스포츠동아DB

KT 위즈 우완투수 배제성(27)은 올 시즌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시즌 출발 시점에는 딱히 정해진 보직 없이 불펜 자원으로만 분류됐다. 선발 경쟁에서 밀린 탓이다. 그러나 개막 직후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기존 선발투수들 가운데 부상자가 나오면서 대체 후보 1순위였던 그는 4월에만 3경기에 선발등판했다.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4월 29일 2군행 통보를 받았다.

2군에 머문 시간은 길지 않았다. 5월 10일 다시 1군으로 호출됐다. 소형준이 오른쪽 팔꿈치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함에 따라 배제성은 다시 선발투수로 1군 마운드에서 설 기회를 잡았다.

복귀 직후에도 2경기에선 썩 좋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1이닝을 1실점(무자책)으로 막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투구 밸런스가 살아나면서 6월에는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6월 3경기(15.2이닝)에선 1승1패, 평균자책점(ERA) 1.15다. 5이닝 1실점을 기록한 14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선 시즌 2승(5패·ERA 3.83)째도 챙겼다. 배제성이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KT도 팀의 가장 큰 장점인 ‘선발야구’를 되찾아가고 있다.

2019년과 2020년 잇달아 두 자릿수 승리를 마크하며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던 배제성은 KT가 통합우승을 달성한 2021년에도 9승10패, ERA 3.68을 찍었다. 3년 연속 선발투수로 제 몫을 충분히 했다. 하지만 지난해 불의의 부상으로 자리를 잃었고, 올해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를 기회는 줄어드는 듯했다. 동료들의 부상으로 다시 선발진에 합류한 만큼 최대한 욕심을 덜어내고 자기만의 공을 던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

배제성은 “정말 올 시즌에는 목표가 없다. 지금은 팀이 하위권이지만, 팀 우승에 일조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개막을 맞았다. 선발로테이션에서 제외됐는데, 스스로도 납득할 만한 결과였다. 그 정도로 우리 팀 투수진은 좋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선발로 돌아왔지만 승리투수, 승수 등 기록적인 부분은 신경 쓰지 않는다.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 팀에 보탬이 되고, 팀이 이길 수 있는 길을 닦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국군체육부대(상무) 유니폼을 입어야 하는 만큼 입대까지 남은 시간 팀에 헌신한다는 의지뿐이다. 배제성은 “상무에 가서도 야구는 하겠지만, 입대 전까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고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러 갈 생각이다. 그렇기 때문인지 보직이나 역할 등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다 쏟아내겠다”고 다시 한번 굳게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